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에 사는 박모(52) 씨는 얼마 전 단지 내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밖으로 걸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 씨의 한 발짝 뒤에 우유팩이 떨어진 것이다. 박 씨는 "고층에 사는 누군가가 재미로 던진 것 같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우유팩이 머리에 맞았다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며 "그 후로는 차라리 찻길로 다니는 편이 안전하다 싶어 아파트 건물과 붙은 산책로로는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서 종종 발생하는 투척물 사건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 집을 짓던 50대 여성이 초등학생이 던진 시멘트 벽돌에 맞아 사망한 사건 이후 아파트 투척물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고층에서 물건, 쓰레기 등을 던지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달서구 진천동과 수성구 지산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창문으로 음료수 캔, 담배꽁초, 쓰레기 등을 던진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결국 단지 곳곳에 경고문이 나붙기까지 했다.
문제는 인명 피해나 차량 파손 등 인적, 물적 피해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경찰에 신고, 접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투척물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해 도심 곳곳에 사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그냥 넘어가거나, 집값에 악영향을 줄까 봐 참는 주민들이 많다"며 "사건이 발생해도 관리사무소 차원에서 안내방송만 하거나 경고 전단 부착으로 덮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또 "1층 야외 발코니가 연결된 집에 사는 주민들은 위층에서 떨어지는 침, 담배꽁초 등으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고층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낙하물 방지 시설을 설치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캐노피 등 낙하물 추락 사고를 예방할 설비를 갖춘 건물은 아직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의 한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낙하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도록 설계를 강제한 법규는 없다"며 "낙하물을 막는 시설보다는 학교 및 가정에서의 교육을 통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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