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청·대구 검찰·경찰 '따로'…조희팔 수사 '엇박자·겹치기'

3개 기관 모두 TF 구성 경쟁…조희팔 조카 죽은 뒤 '뒷북 수사' 비난

검'경이 조희팔 사건 수사를 두고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조 씨 사건의 2인자 강태용 검거를 계기로 대구 검찰과 경찰이 각각 전담팀을 꾸린 데 이어 경찰청까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면서 자칫 엇박자 및 겹치기 수사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조 씨의 조카가 강태용 검거 당시 옆에 있었는데도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다가 사망 후 뒤늦게 그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뒷북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경찰청은 21일 조 씨 사건과 관련해 본청 수사기획관을 단장으로 범죄정보과와 지능범죄수사대, 경제범죄수사계 등 12명으로 구성된 TF를 꾸려 직접 대응한다고 밝혔다. 조 씨 사건에 연루된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많아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다 지방청 차원의 인력과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대구지검과 대구경찰청, 경찰청 등 3개 기관에서 조 씨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수사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효율적인 수사가 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조희팔 사건 수사 와중에도 검'경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수사 경쟁이 벌어졌다. 경찰청까지 수사에 나서면서 수사 혼선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 씨 조카 A(46) 씨가 사망하기 전 사전 수사가 안 된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거리다. 검'경은 A씨가 강태용이 중국에서 검거될 당시 같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강 씨 검거에만 매달려 지난 11일 국내로 입국한 A씨에 대해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조 씨의 중국 밀항을 도와 함께했고, 강 씨를 중국 현지에서 자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조 씨 행적과 자금 흐름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검'경은 A씨의 신병 확보를 제대로 못해 수사 기회를 놓쳤다.

A씨 사망에 따른 사후 조치에서도 엇박자를 냈다. 검찰은 A씨가 사망하자 뒤늦게 20일 자택에 대한 증거물 압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이 앞서 A씨가 숨진 사무실 내 컴퓨터와 휴대전화 2대, USB 1개 등을 확보한 상태였다. 검찰은 A씨의 자택을, 경찰은 A씨의 사무실을 압수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검찰은 21일 오후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경찰이 확보했던 컴퓨터 등을 인계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은 변사 확인을 위해 증거물을 확인했고, 검찰은 조 씨 다단계 사기의 불법 수익과 자금세탁, 강 씨의 도주와 관련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은 수사 지휘만 하고 실질적인 수사는 대구경찰이 계속 맡는다.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경이 수시로 연락하는 등 적극적으로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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