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망각'이 아닌 '극복'의 대상입니다.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서 먼저 세 나라 사이의 아픈 과거를 바라보는 눈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럴 때 비로소 역사 인식의 공유가 가능해질 것입니다."(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의 '미래를 여는 역사' 중에서)
과거에 대한 역사적 기억은 현재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집단적 기억입니다. 과거 침략전쟁과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배상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독일과 그렇지 않은 일본은 늘 비교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한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과거 정리가 화해를 위한 전제다"라고 말했습니다.
독일도 처음부터 과거에 대한 반성, 성찰을 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나치 정권에 의한 전쟁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로부터 독일은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을 의무화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1993년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과 사죄'를 담은 고노 담화를 계승했던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전쟁범죄 인정과 사죄 및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를 담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아베 정권의 일본은 그동안의 역사적 기억을 무효화하는 시도를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도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평화헌법을 무효화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역주행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주권자인 일본인들이 스스로 명확한 역사 인식을 갖고, 보편적 평화와 인권을 옹호하는 정부와 권력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와 고통을 당한 것은 우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도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전쟁으로 인해 커다란 피해와 고통을 겪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까지 확대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일본인 청'장년층 남성은 전선의 군인으로 끌려가고 후방의 여성들은 군수물자 생산을 위해 동원되는 등 일본 정부가 전시 총동원 체제에 돌입한 탓입니다. 생활필수품 대부분도 배급으로 이루어졌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식량난에 따른 영양 부족과 물자 부족으로 말미암아 궁핍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침략전쟁의 혹독한 대가는 연합군에 의한 도쿄 대공습 등 도시 공습과 함께 원폭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한국 대 가해자 일본'이라는 역사적 기억을 넘어 왜곡된 역사적 기억 속에 현재의 삶과 미래에서의 평화와 인권을 위협당하고 있는 일본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역사적 기억을 망각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 우리와 역사적 기억을 연대하기 위해 '미래를 위한 역사'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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