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박석민은 25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잠시 당황했다. 팀 전력에 대해 "2년 전보다 타격이 더 좋아졌다"고 운을 뗐지만 동료 투수에 대해서는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잠시 뒤 그는 "(삼성) 투수진도 좋은 것 같다"고 수습했지만, 삼성의 아킬레스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 되고 말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마무리투수 임창용, 셋업맨 안지만, 선발투수 윤성환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삼성이 이날 공개한 28명의 한국시리즈 출장자 명단에 이들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20일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3명은 삼성 마운드의 핵심이라 부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올해 성적은 윤성환이 17승 8패(평균자책점 3.76), 안지만이 4승 3패 37홀드(평균자책점 3.33), 임창용이 5승 2패 33세이브(평균자책점 2.83)였다. 각각 다승 3위와 홀드'세이브 1위의 뛰어난 성적이다.
삼성 투수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69로 이 부문 3위였으나 이들의 성적을 빼면 10개 구단 가운데 8위인 5.10으로 치솟는다. 더욱이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마운드의 '높이'가 우승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삼성이 피부로 느낄 전력 공백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윤성환은 선발 2승(평균자책점 1.38)을 거뒀고, 안지만과 임창용은 각각 구원 2승과 1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선발'불펜진에서 '사자 어금니'가 빠진 삼성으로서는 한마디로 마운드 운용에 계산이 서지 않는 상태가 됐다. 도박 파문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다승 순서로 선발 등판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던 류중일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1차전 선발만 발표했다. 류 감독은 심지어 "3차전까지 상황을 보고 4차전 선발투수를 정인욱과 차우찬 가운데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로테이션을 고집하는 원칙적 투수 운영으로 최소 경기 감독 400승의 금자탑을 쌓은 지난 4년과는 너무나 다른 행보다.
한편 이날 KBO는 다음 달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대표팀 최종 엔트리(28명)에서도 이들 투수 3명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좌완 선발 장원준(두산)과 중간계투 심창민(삼성), 마무리 임창민(NC)을 새로 최종 엔트리에 넣었다. 이들은 예비 엔트리 45명에는 없던 선수다. KBO 관계자는 "도박에 연루돼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국제 대회에 파견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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