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침저녁 몸이 으스스,감기일까 비염일까

일교차 심한 가을철 '호흡기 질환' 예방법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나 독감, 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금연은 필수다. 경북대병원 제공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나 독감, 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금연은 필수다. 경북대병원 제공

직장인 이모(37'여) 씨는 얼마 전부터 맑은 콧물과 기침에 시달렸다. 제법 선선해진 날씨에 감기가 걸린 것으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었지만 좀처럼 차도가 없었다. 온종일 코가 막혀 답답했던 이 씨는 병원에서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을 받았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가을에 접어들면서 감기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을 날씨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심하고 건조해 호흡기가 감염에 취약해진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은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감기가 오래돼 중이염이나 축농증, 폐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요즘 들어 크게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 탓에 호흡기 질환이 악화될 위험이 더욱 커졌다.

◆감기, 아차 하다 폐렴 될라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쉽게 피로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진다. 몸이 피로한 상태가 계속되거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콧속의 점막이 마르면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범하기 쉽다. 감기는 주로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나 인후통, 인두 건조감,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의 경우 1년에 2~4회, 어린아이는 6, 7회 정도 앓는 것이 보통이다. 감기에 걸리더라도 대부분 후유증 없이 저절로 낫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노인의 경우 축농증이나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로 인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폐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호흡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기침 등의 증상이 1~3주간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플루엔자(독감)도 조심해야 할 호흡기 질환이다.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하고, 두통이나 발열, 오한, 근육통 등과 같은 전신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또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6개월 이상의 어린이나 65세 이상의 노인, 당뇨병, 협심증 등 심장질환, 신장염, 만성 신장질환, 간경화 등 만성 간질환이나 기관지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감기로 오인 쉬워

가을철에는 알레르기성 비염도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알레르기성 비염은 9, 10월에 가장 많이 발병한 것으로 분석됐다. 5년 동안 9월 평균 진료 인원은 114만여 명, 10월 평균 진료 인원은 107만여 명으로, 봄철인 3~5월 월평균 환자 수인 80만~90만 명보다 30% 정도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특정한 원인 물질에 코가 과민반응하는 것으로 발작적인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때로는 목이나 눈 주위, 코의 가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방치하게 되면 만성비염이나 천식 등 또 다른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천식도 알레르기성 비염과 함께 나타나기 쉬운 질환이다. 기관지 천식은 기관지가 대기 중에 있는 여러 자극 물질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기도 벽이 붓고, 기도 내로 점액 분비물이 많이 나와 기도가 좁아지거나 경련을 일으킨다.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과 호흡 곤란이 발작적으로 되풀이되는 점도 특징이다. 천식은 감기나 기온 차, 담배 연기, 나쁜 공기, 자극성 냄새, 운동, 지나친 흥분이나 웃음 또는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천식은 재발이 잦고 방치할 경우 심각한 기관지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은 필수, 실내습도'체온 적절하게 유지해야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기관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고, 기관지의 섬모 운동을 방해한다. 또 폐포의 면역 세포 기능을 억제해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폐 조직을 파괴하고 기도 점막의 분비샘을 키워 폐기종이나 만성 기관지염을 유발한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 접종도 필요하다. 독감 유행 시기가 되기 전인 매년 10, 11월에 접종하고, 시기를 놓쳤더라도 접종하는 것이 낫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65세 이상이나 만성 심혈관질환, 폐'간 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은 접종이 필요하다.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집안 온도는 20도, 습도는 50~60%를 유지하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서 촉촉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일교차에 체온이 갑자기 변하지 않도록 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급격한 온도 차는 호흡기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내에 산소 운반 능력을 높이고, 환기량과 호흡량을 늘려 폐 기능을 활성화한다. 운동 전에는 준비 운동을 하고, 하루 30분~1시간 정도 운동하는 게 좋다. 자주 손을 씻고, 더러운 손으로 얼굴 주변을 자주 만지지 않는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C와 아연만으로 감기를 예방하진 않지만 치료 기간을 줄일 수 있다"면서 "야채나 과일, 아연이 풍부한 살코기, 굴, 해조류, 달걀, 견과류 등을 적당히 섭취하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 금연 필수

2.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등 예방접종

3. 적절한 실내습도 유지와 충분한 수분 섭취

4. 가벼운 옷 여러 벌 입어 체온 변화 예방

5. 미세먼지 높은 날엔 외출 자제

6. 규칙적인 운동

7. 손 씻기

8. 비타민C와 아연 풍부한 음식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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