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64) 씨에게 당뇨병 관리는 평생 짊어진 숙제였다. 아버지가 당뇨병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고, 두 명의 형도 모두 당뇨병으로 고통받았다. 가족들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던 이 씨는 퇴직 이후 건강관리에 매달렸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챙겨 봤고, 당뇨병에 좋다는 음식이나 운동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친구와 함께 대구시 고혈압'당뇨병 광역교육정보센터를 찾은 이 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자신이 제대로 혈당 측정을 하는 방법조차 몰랐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식후 혈당은 식사를 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2시간 후를 측정한다. 하지만 이 씨는 식사가 끝난 후 2시간이 지나서야 혈당을 재고 있었던 것. 제대로 재본 혈당은 238㎎/㎗로 정상 범위인 200㎎/㎗를 넘어섰다. 놀란 이 씨가 병원에서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를 했더니 모두 정상 범위 밖이었다. 이 씨가 그동안 애써 건강관리를 해온 것이 모두 헛수고였던 셈이다.
다급해진 이 씨는 고혈압'당뇨병 광역교육정보센터에서 제대로 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배웠다. 소금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은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운동도 혈당이 250㎎/㎗을 넘거나, 눈에 합병증이 있으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씨는 이제 자신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1천800㎉이고, 과일과 채소 등은 얼마나 먹는지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이 씨는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방법으로 건강관리를 해왔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다"면서 "전문가의 도움 없이 홀로 판단해서 관리하는 건 정말 위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관리는 정기 검진,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도 마찬가지다. 식사와 운동, 약물요법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건강정보에 의지해 홀로 판단할 경우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80% 이상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가운데 당화혈색소를 6.5% 유지하는 비율은 22.1%에 그치고 있다. 특히 40대 여성의 경우 제대로 관리하는 비율이 15%대에 그치는 형편이다.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환자가 대부분인 셈이다.
대구시 고혈압'당뇨병 광역교육정보센터는 효과적인 관리를 위한 좋은 대안이다. 개별 상담과 실습 중심의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고, 지속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김영애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 고통받는 시민들이 정확한 예방법과 질환관리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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