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찰, 조희팔 사건 연루자 더 없다고 자신할 수 있나

대구지방경찰청 조희팔 사건 특별수사팀이 2008년 10월 조 씨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에 대해 조사했으나 추가 연루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특수팀이 조사한 이들은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에야 구속된 정 모 전 경사와 함께 대구경찰청 수사2계 경제범죄수사팀에 당시 근무했던 상관들이다.

특수팀은 더 이상 추가 연루 경찰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조 씨 사건 수사를 둘러싼 의혹을 풀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조 씨 일당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배상혁은 7년 동안이나 가족과 수시로 접촉하고 생활비를 받아 쓰는 등 전국을 휘젓고 다녔다. 경찰이 검거전담팀을 가동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구속된 정 씨 역시 중국에서 강 씨가 검거되기 전까지는 자유의 몸이었다. 정 씨는 2008년 경찰청으로부터 조희팔의 불법 자금 세탁 혐의를 통보받고서도 수사를 묵살했지만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온갖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도 책임을 물을 경찰이 구속된 정 씨뿐이라는 경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전'현직,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이 엊그제다. 그런데 대구 경찰은 바로 다음 날 추가 연루 경찰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경찰이 하루 만에 얼마나 엄정하게 제 식구를 수사했는지 의문이다. "'제 식구 감싸기'란 말이 나오지 않게 강도 높은 수사를 하겠다"던 대구경찰청의 최초 공언 역시 면피용이었다는 비난이 나온다. 제대로 수사해 보지도 않고 추가 연루 경찰은 없다고 서둘러 말하는 경찰이 조희팔 사건의 온갖 의혹을 해소해 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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