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단→골프장→공단?…김천 베네치아CC의 운명

골프장 인가 소송 져 영업 중지 처분

조성된 지 수십년 동안 분양이 되지 않던 지방 공단을 갈아엎고 조성한 김천 구성면 베네치아CC가 골프장 간판을 내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영업허가권을 가진 경북도가 "법적 자격요건을 잃어 정상적 영업이 어렵다"고 판단한 데다 법원도 경북도 등 허가 행정기관의 판단이 옳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산권 피해를 본 기존 회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이 골프장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경북도내 첫 골프장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베네치아CC(24홀 중 18홀 완성)를 운영해왔던 베네치아코리아㈜는 경북도'김천시가 내린 '골프장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 시설사업 시행자 지정 및 골프장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취소 처분'과 관련, 이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지난 14일 패소 판결을 받았다.

영업허가권을 가진 경북도는 영업 전면 중지를 재차 통보했지만 1심 판결에 불복한 베네치아코리아 측은 "고등법원에 항소를 하겠다"며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경북도는 베네치아CC를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정상적 영업이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베네치아CC는 2013년 경북도로부터 체육시설업 조건부 승인을 받아 영업을 해왔지만 골프장 건설을 위해 500억원대의 회원권을 발행한 가운데 수익이 적어 적자에 허덕였다. 결국 채무 상환 불이행 등의 이유로 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지난해 5월 골프장 부동산(토지 59만4천637㎡와 건물 6천579.78㎡ 등)을 공매, ㈜다옴이 14억1천만원에 낙찰을 받아 소유권이 바뀌었다.

법적으로 소유'운영권을 쥐게 된 다옴 측은 기존 회원들로 구성된 회원협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골프장 영업을 정상화하려 했지만 조건 합의에 실패, 회원협의회 측이 골프장 영업을 지속해왔다.

베네치아CC는 이달 현재 지방세 41억여원과 국세 30여억원 등 약 71억원의 세금을 체납한 상태로 김천시 등 행정기관은 세금 체납을 이유로 일부 부동산(9필지 1만8천628㎡'5천635평)을 압류, 지난달 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했다.

김천시 한 관계자는 "회원들의 재산 피해가 큰 것은 인정하지만 새 주인이 법적 지위를 얻은 데다 세금체납에 따른 공매처분 등까지 감안하면 영업 중지를 벗어날 길이 현재로선 없어 골프장으로서의 정상화는 사실상 어렵다"며 다른 용도로의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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