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약하나마 의사 개업 이후 틈틈이 모아온 우리 전통문화 유물을 고향인 경주 보문단지에 전시했습니다. 볼거리와 흥미 유발을 위해 외국 유물 수점도 함께 전시했습니다. 이 박물관을 통해 역사의 변천과 참뜻, 우리 유물과 외국 유물을 비교하고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중풍치료로 손꼽히는 영천 손한방병원 손재림(77) 원장이 경주 관광 1번지 보문단지 내에 사재를 출연해 '손재림박물관'을 꾸몄다.
보문관광단지의 가장 중심가에 위치한 손재림박물관은 그동안 경주시 천마총 인근에 있던 박물관을 보문단지로 옮기면서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관광객들의 접근을 쉽게 하려고 사비를 들여 이전한 것이다. 유물도 200여 점 더 늘였다.
손재림박물관이 이전한 곳은 경북관광공사와 힐튼호텔 중간에 위치했으며, 5천여㎡로 규모도 커졌다.
오는 11월 말 개관하면 올 초 개관한 대중음악박물관과 동궁원, 곧이어 오픈할 세계자동차박물관 등과 함께 보문단지 내 새로운 볼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보여진다.
박물관은 손 원장이 지난 40여 년간 수집한 다양한 유물 5천500여 점이 전시됐다. 민속유물전시실과 한의유물전시실, 화폐유물전시실, 성유물전시실 등 4동과 야외유물전시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손 원장은 "신라 천년고도라는 장구한 역사와 불교문화의 메카라는 상징성 때문에 경주에 개인 박물관을 연다는 것이 다소 왜소해 보일 수도 있으나, 잊혀가는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과 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표적 유물로는 호조태환권과 국치메달, 안중근 독립의사 태극기, 전국 최대의 직조기(베틀), 실제 크기로 재현한 국보 제31호 첨성대 등이 있다.
호조태환권은 1893년 고종이 대한제국 경제근대화를 위해 화폐개혁을 하면서 구 화폐를 회수하기 위해 발행한 일종의 교환표이다. 일제의 압박으로 실제 유통되지는 않았다. 고종은 호조태환권을 찍는 원판을 덕수궁에 보관하고 있었으나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밀반출됐으며, 당시 이 원판으로 찍은 화폐 1점을 이 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원판으로 찍은 화폐 3장이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저격 직후 꺼내 흔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안중근 독립의사 소장 태극기'에는 안중근 의사의 어릴 적 이름인 '안응칠'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또 1910년 8월 29일 일제의 강제합병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한 메달로, 이들이 가슴에 달고 다녔다는 '국치메달'도 소장하고 있다.
특히 야외전시실에는 만국기를 배치해 글로벌 시대 외국관광객들에게 자국의 국기가 전시됐다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박물관의 성유물전시실에는 세계 각국의 성 관련 수집품과 춘화들이 전시돼 있어 부부나 연인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야외전시 유물로는 국보 제31호 첨성대를 동일 석질과 규모로 재현해 놓아 일반인들이 첨성대 내부에 직접 들어가 천체관측 등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손 원장은 "손재림박물관은 제가 사제를 출연해 조성했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의 것이며, 우리 후손들이 길이 보존돼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리는 산 교육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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