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 인기 있는 레저 생활로 자리매김한 이래 늘어난 동호인들의 숫자만큼 마니아들의 기호도 다양하게 발전해 나갔다. 그 결과 최소한의 장비로 특수부대의 생존훈련을 방불케 하는 부쉬 크래프트 같은 극단적인 방식부터 호텔 못지않은 집기가 세팅된 캠핑장에 몸만 가서 즐기는 글램핑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모습을 띠게 되었다. 오늘은 아직은 다소 생소하지만, 종종 마주치면 부러움과 호기심을 자아냈던 럭셔리한 캠핑, 캐러밴과 캠핑카를 소개해 볼까 한다.
캐러밴은 견인 차량의 동력에 의존하여 끌려가는 형태의 캠핑 시설을 탑재한 트레일러 구조물을 칭하고, 캠핑카란 하드탑 카고 트럭 등의 적재함에 캠핑 시설을 갖춰 놓은 차량을 지칭한다. 덧붙여 모빌 홈은 캐러밴의 형태와 유사하되 애초부터 이동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고정형 간이 숙박 시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형태의 장비 모두 자체 구동과 견인 구동의 차이가 있을 뿐 협소한 차량의 내부 공간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는 점에선 대동소이하다. 캐러밴의 경우 트레일러 중량이 750㎏ 이상일 경우 1종 대형 트레일러 면허를 취득해야 운행할 수 있고, 캐러밴의 중량에 상응하는 토크와 연결할 장비를 갖춘 견인 차량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견인 차량에는 캐러밴과의 물리적 연결을 위한 견인 고리와 견인 차량의 브레이크 조작, 방향 지시등 신호체계 연동을 위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트레일러는 별도의 차량으로 등록하여 별개의 번호판을 교부받아 부착해야 한다. 캐러밴이나 캠핑카 모두 차량의 이동 중에는 사람의 탑승을 법적으로 금하고 있다. 개인이 갖추기에는 가격이나 평소의 보관 공간 확보 등 다소 무리 요소가 있음에도 소장한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렌털 서비스와 일부 캠핑장에서 상설 비치하여 대실해 주는 형태로 운영 중이기도 하다. 최근 문경에서 개최된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숙소로 캠핑 캐러밴을 활용하며 유치 비용을 크게 줄이는 데 이바지하였고, 이후 사용된 캐러밴은 전량 분양되었다고 하니 곳곳에서 더욱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캐러밴은 제한된 공간에 침실과 주방, 화장실과 욕실까지 조합해 넣은 방식으로 내부의 집기는 폴딩과 리프팅 기법이 적용된 것들이 많으며 최근의 모델 중에는 차체가 위로 혹은 양옆, 앞뒤로 늘어나 공간을 확장하는 것들도 있다. 사용하는 용수는 보통 상단의 저수통에 채워 사용하고 이용 시 발생한 오수는 별도의 오수통에 저장된다. 일부 전용 캠핑장에서는 오물 배수용 드레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흔한 편은 아니다. 일반 차량보다 고용량의 배터리와 인버터가 내장되어 있어도 에어컨이나 TV 등 고전력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고자 한다면 자가 발전기나 별도의 외부 전원 공급이 필요하다. 일부 오토 캠핑장에서는 캐러밴이나 캠핑카의 경우 이용이 불가능하거나 요금에 차별을 두는 곳도 많으니 이용에 앞서 미리 알아보아야 한다. 캐러밴은 회전 반경에 제약이 있고 후진 조작이 익숙하지 않으면 다루는 데 어려워 지형과 도로 상황에 따라 난처한 일을 겪을 수 있기에 충분히 확인된 무난한 장소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여러 수입 대행, 직영 딜러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예전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보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중소 국내 업체들도 많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캠핑카는 하드탑 카고 차량이나 소형 버스, 밴 차량을 활용하여 직접 자작하는 동호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유의할 점은 자동차 정기 검사 때 지켜야 할 형식과 법령이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하고 작업을 진행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안전과도 연관된 부분이므로 만전을 기하고 전문 업체에 일부 의뢰하여 작업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일 것이다.
캐러밴과 캠핑카는 멋진 외관만큼 여러모로 사용할 때 편리하지만 사용에 앞서 꼼꼼하게 채비할 것도 만만치 않고 이용 후 뒤처리도 필요한,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장비이다. 자주 캠핑을 즐긴다거나 오랜 시간 정박을 해야 한다면 캐러밴과 캠핑카는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다른 많은 캠핑의 방식도 그러하지만, 호스트의 준비와 수고로 게스트에게 잊지 못할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한다면 단연 최고의 장비는 캐러밴과 캠핑카가 아닐까 싶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