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의 미래, 청정에너지] <2>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울릉도

'탄소 제로' 관광섬 세계 최초 만든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22일 태양광발전 시설이 들어설 울릉군 공설운동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협력업체 관계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울릉군 제공
경북도와 울릉군은 22일 태양광발전 시설이 들어설 울릉군 공설운동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협력업체 관계자,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울릉군 제공

이달 22일 첫 삽을 뜬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은 울릉도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탄소 제로섬'으로 만드는 국내 최초 사업이다. 2020년까지 총 사업비 3천902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청정에너지로 미래를 꿈꾸는 경상북도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도는 친환경 명품에너지 관광섬 조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북형 친환경에너지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방침이다.

◆탄소 제로 최적지 울릉도

울릉도는 육지와 전력이 연결되지 않은 가장 큰 섬이다. 1만여 명의 주민이 살고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자연히 전력 수요량도 높고, 전력소비량 증가 폭도 가파른 편이다.

반면 전기 생산비용은 매우 높은 편이다. 국내 대다수 섬은 디젤 발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비용은 육지의 5배가 넘고, 주민 수가 적은 섬은 10배가 넘는다.

울릉군도 전력의 90% 이상을 디젤 발전에 의존한다. 울릉군 총 전력발전용량은 19.2㎿로, 이 중 디젤 발전설비 용량은 전체의 96%를 차지하는 18.5㎿다. 나머지 700㎾는 수력을 통한 발전설비용량이다.

2013년 기준 총발전량은 6만2천120㎿h로, 전년도 대비 8% 이상 증가했다. 2009~2013년 평균 부하증가율 6.2%인 현재 디젤 발전 유지 시 2025년부터는 수요대비 전력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특히 발전 비용으로 매년 19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는 구조라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이 때문에 정부와 경북도, 울릉군은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이라는 묘책을 내놨다. 지난 2008년 경북도가 자체적으로 그린아일랜드 사업계획을 수립해 당시 지식경제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된 것. 이후 2010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대한민국 녹색섬 울릉도 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해 정부에 건의하는 등 경북도의 끈질긴 발품 덕에 결국 정부 정책화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도는 독도와 함께 동해 상 영해를 확정 짓는 전략적 요충지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청정지역"이라며 "인구 1만 명인 울릉도는 육지 전력계통과 독립돼 있어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09년 전력연구원의 조사결과, 울릉도는 '그린시티 실증단지' 후보 도서 중 1위로 선정됐었다.

◆친환경에너지로만 생활한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은 2020년까지 태양광'풍력'지열'소수력'연료전지만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해 쓰도록 하는 게 목표다.

1단계로 2017년까지 태양광'풍력'소수력 발전시설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설치한다. ESS는 전기가 남아돌 때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도록 하는 장치다. 계획대로라면 2017년까지 전체 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된다.

이어 2단계로 2020년까지 지열과 연료전지발전소를 지어 100%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친환경에너지자립섬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존 고비용의 디젤발전을 제로화하고, 세계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울릉도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이 맡는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은 지난달 경북도와 울릉군, 한국전력, 민간(LG CNS'도화엔지니어링)이 930억원을 출자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친환경이 가져다줄 엄청난 효과

도는 천혜의 녹색관광자원인 울릉도를 신재생에너지와 새로운 에너지기술 등을 활용,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세계 최초 탄소 제로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 제일의 에너지 관광섬을 조성해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모델을 실현하고 해외 에너지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

울릉도에 친환경에너지가 가져다줄 효과는 엄청나다. 우선 이번 사업을 통해 2036년까지 디젤 대비 약 1천700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도는 내다봤다. 또 국가적 차원에서도 에너지 소비절감, 생산유발, 고용창출, 이산화탄소 절감 등을 통해 1조4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특히 청정에너지 관광섬으로 바뀔 울릉도에 국내외 관광객의 대거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도와 울릉군은 태하 지열온천타운, 저동 신재생 마이크로 견학단지, 나리분지 글램핑장, 풍력 바람의 언덕 트레이킹 코스 조성 등 울릉도에 친환경에너지 이미지를 부각한 에너지관광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하고, 2020년 울릉공항이 개항할 경우 수많은 국내외 에너지 관광객들이 울릉도로 몰려올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자립섬 구축의 성공모델 확립과 확산이다. 신재생에너지원과 스마트그리드 등을 적용한 국내 최초의 섬이 되는 것과 관련, 이를 수익모델화해 해외 도서지역으로의 사업 진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경북도 김학홍 창조경제산업실장은 "이번 사업으로 울릉도는 환경오염이 없는 탄소 제로 녹색섬으로 탄생, 관광객이 4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 친환경에너지 기본의 에너지 자립섬 모델 검증과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향후 해외시장 진출 확대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

울릉도에서 운영되는 기존 고비용 디젤발전기 설비를 줄이는 대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을 연계한 융복합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시스템을 이용,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정부와 경북도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총사업비 3천902억원을 투입, 단계별 공사에 나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을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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