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터널 화재사고(본지 27일 자 1'3면 보도)를 계기로 터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고가 일어나는 과정에는 과속'과적 운행과 부주의한 화물 적재 등 '도로의 무법자'로 불리는 화물차 운송 과정에서 일어나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모두 얽혀 있었다.
다른 운전자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터널 내 과속 질주와 적재불량, 과적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구간 단속 확대 등 대책 세워야
터널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과속이다. 터널에서는 운전자의 시야가 좁아지고, 앞차와 거리 감각도 무뎌지기 때문에 추돌 사고의 위험이 높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터널 사고는 최근 5년간 51건이나 된다.
2010년 8건이던 터널 내 사고는 2011년 14건, 지난해 13건이 발생하는 등 좀처럼 숙지지 않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공기저항이 높기 때문에 차로 변경 시 평소보다 더욱 심하게 움직이게 된다"면서 "터널에서는 반드시 전조등을 켜고 속도를 줄여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게 필수"라고 조언했다.
고속도로 상에서 과속 등 교통위반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 25만843건이던 경북도 내 고속도로 단속 건수는 지난해 26만3천523건으로 1만2천68건이 늘었다.
단속 건수가 늘어난 데는 구간 단속이 큰 몫을 했다. 구간 단속 건수는 2013년 1만3천371건에서 지난해 2만9천953건으로 1만6천582건이나 증가했다. 구간 단속은 특정 구간의 시점부와 종점부에 속도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진'출입시와 구간 내 평균속도 등 세 차례에 걸쳐 과속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터널 내 과속의 경우, 구간 단속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터널 내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운전자들이 속도를 갑자기 줄이다가 사고를 낼 가능성이 크고, 카메라를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2차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설치가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따라서 1㎞ 이상 장대터널을 포함해 구간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면 과속을 막는 효과가 좋다. 현재 경북도 내에는 ▷죽령터널이 있는 중앙고속도로 충북 단양군 대강면~경북 영주 풍기읍 수철리 53.5㎞ 구간 ▷문경새재터널이 있는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시 마원리~각서리 5.3㎞ 구간 ▷와촌터널이 있는 대구포항고속도로 경산 와촌면 음양리~대구 동구 평광동 27.3㎞ 구간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사고가 난 상주터널 구간도 올 연말까지 설치를 끝낸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과적하면 사고 위험 커져
화물차의 과적이나 적재불량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시급하다. 화물의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제동거리가 늘어나 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이 적재칸이 9.5t인 화물차에 정량인 9.5t을 싣고 달리다가 서는 경우와 두 배인 18.5t을 싣고 달리는 화물차의 제동거리를 분석한 결과 속도가 60㎞/h일 때 적정차량의 제동거리는 33.9m(마른 노면), 과적차량은 46.3m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적차량의 제동거리가 36.6% 더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 상주터널에서 사고가 난 화물차 경우, 적재 중량인 3.5t보다 1t 이상 무거운 4.6t 이상의 시너를 싣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적차량의 사고는 대형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화물차는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의 16.7%에 불과했지만,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천73명으로 전체 사망자(4천762명)의 22.5%를 차지했다. 교통사고 치사율도 화물차(3.80)가 전체 사고(2.1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더 높았다.
과적 및 적재불량으로 고속도로에서 단속되는 경우도 2010년 2천763건이던 것이 2011년 3천127건, 2012년 5천389건, 2013년 4천283건, 지난해 3천691건 등으로 줄지 않고 있다.
◆적재불량 사고도 해마다 늘어
적재불량에 대한 안전 불감증도 사고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확실하게 고정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다. 상주터널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화물차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 화물칸에 실려 있던 시너통이 우르르 쏟아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흩어진 시너통은 불이 붙거나 다른 차량으로 굴러가 화재를 확산시키는 원인이 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고속도로에서 적재불량으로 인한 단속 건수는 2010년 5천915건에서 지난해 1만956건으로 85.2%나 늘어났다. 잘못 실은 짐이 도로로 떨어지면서 일어난 사고 건수도 최근 5년간 전국적으로 연평균 40.2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72명이 다쳤다.
이동승 경북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과속, 적재불량, 과적, 불법구조변경 등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졸음이나 과속 운전 예방을 위한 사이렌 설치와 전광판, 교통사고 지점 표출을 위한 2차 사고 예방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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