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손잡은 포항과 경주, 인내와 진정성이 필요하다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가 28일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8개 분야 40여 개 사업을 함께 펼쳐 나가기로 했다. 3개 지자체는 이날 포항시청에서 '형산강 상생발전 기본계획' 연구 보고회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올 들어 지난 3월 3개 지자체가 첫 모임을 갖고 '형산강 미래포럼'을 발족해 공동 발전에 노력하기로 한 이후 첫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그동안 포항시와 경주시는 자존심을 앞세운 기 싸움이 없지 않았다. 포항은 명실상부한 경북 제1의 도시로 산업도시다. 경주는 신라 천년 고도의 수도이자 관광도시다. 하지만 서로의 자존심으로 지방자치 20년을 보내면서도 손잡고 협력하는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 서로가 가진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새 단체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도 작용한 듯하다. 이미 대구경북과 전남광주는 수년 전부터 영호남 달빛동맹으로 교류 폭을 넓히고 지방의회도 가세하고 있는 중이다. 전국 시'군 지자체 간에도 특정 목적과 주제로 합종연횡의 협력이 활발한 상황이다. 시'군 사이 물리적 경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달라지는 흐름처럼 다행히 포항과 경주 두 단체장이 앞장서 두 지자체의 협력에 나선 결과, 포럼 발족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구체적인 공동 사업 내용을 도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형산강이 경주 들녘을 거쳐 포항을 지나 동해안으로 흘러 바다와 합류하듯 두 지자체는 환동해안 시대를 맞는 준비에 나서 힘을 합쳐 협력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은 과학산업 인프라가 있다. 경주는 에너지산업 인프라가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이들의 융합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형산강을 매개로 하는 비엔날레 개최나 호국역사문화자원의 활용, 형산강크루즈 뱃길복원 등 기본계획에 포함된 사업을 두 지자체가 제대로 추진할 경우 상생발전의 모델로도 손색없다.

이제 밑그림이 그려진 만큼 두 시는 경북도와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아울러 그림의 완성을 위해 인내하고 끝까지 진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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