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인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에서 40년 만에 새 종손을 맞는 길사(吉祀)가 열렸다.
길사는 종가에 새로운 종손과 종부가 대를 잇고자 서애 선생을 비롯해 4대 선조께 제를 올리는 것. 이번 길사는 서애 선생의 15세손 류창해(58) 씨가 부친 류영하 공의 기년상(朞年喪'1년상)을 마치고 새 종손이 된 것을 조상에게 고하기 위해 열렸다. 서애 종가의 이날 길사는 지난 1975년 길사가 열렸던 이후 40년 만에 일이다.
이날 오전 11시 충효당에는 전국 각지에서 길사에 참여하려고 모인 500여 명의 후손들로 마당이 가득 채워졌다. 제례의 격을 갖추려고 제복과 갓, 정자관 등을 쓴 후손들은 추운 날씨에도 버선발로 마당에 깐 멍석 위에 서서 새 종손을 맞이했다.
10여 명의 제관을 제외하고는 충효당 마당에서 절을 올렸다.
길사는 사당에서 신주를 모셔내는 출주례(出主禮)를 시작으로 신을 불러오는 강신례, 새로운 종손이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 종부가 잔을 올리는 아헌례, 종헌례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류창해 서애 종손이 관세(제례에 앞서 대야에 깨끗한 물을 받아 손을 씻는 의식)를 한 뒤 서애 선생 등 선조의 위패를 사당에서 충효당으로 모셨다. 류 씨는 종손으로서 처음으로 제례의 초헌관으로 선조께 절을 올렸다. 모든 제관들과 후손들은 종손이 이끄는 제례에 맞춰 함께 절을 하며 예를 갖췄다.
아헌관으로 나선 종부가 단연 길사의 꽃이었다. 종부는 화려한 활옷을 곱게 차려입고 화관까지 쓴 채 새색시 복장을 했다. 종부가 제례의 분위기와 달리 화려한 활옷을 입는 이유는 활옷에 놓인 많은 수가 행운과 권위, 부부애, 영생 등을 의미하기 때문.
류창해 서애 종손은 "길사를 시작으로 집안에 큰 임무를 맡게 돼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사명감이 생긴다. 앞으로 문중의 화합을 위해 바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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