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유사수신업체의 총괄실장으로 알려진 배상혁(44)을 수사하는 경찰이 '재탕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경찰청 조희팔 사기 사건 특별수사팀은 30일 조 씨 일당 업체에 도시락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찰관 임모(48) 씨가 조 씨 업체의 전무 직함을 달고 대(對)경찰 창구 역할을 하는 등 조 씨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29일 다단계 사기 범행을 방조한 혐의가 포착된 임 씨를 긴급 체포하고,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임 씨는 2006년 9월 뇌물 수뢰(별건) 혐의로 대구경찰청으로부터 파면 조치됐고, 2007년 6월 대법원에서 파면이 확정됐다. 이후 2008년 10월 뇌물수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고, 같은 해 8월엔 당시 강태용으로부터 6억여원을 받아 숨기고 세탁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2013년 6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이번에 배 씨를 수사하면서 임 씨가 강 씨로부터 1억원을 받고 수사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정모(40) 전 경사를 통해 강 씨를 소개받은 뒤 2007년 5월부터 전무 직함을 갖고 월 500만원을 받으며 사건과 관련한 고소'고발의 경찰 수사 진행 사항 파악과 변호사 선임'알선 등의 업무를 도맡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2008년 10월 정 전 경사에게 조 씨 사건 수사를 의뢰한 제보자도 임 씨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임 씨가 강 씨로부터 은닉 자금을 받아 숨긴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할 당시, 검찰과 경찰이 이런 사실들을 파악했는데도 이에 대한 혐의를 두지 않다가 이번에 이런 혐의를 추가로 들춰낸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경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물타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실제 2013년 6월 임 씨 사건 판결문에 2007년 5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임 씨가 강 씨로부터 수사 정보와 편의 제공 대가로 수시로 돈을 받은 점, 정 전 경사와 중국으로 건너가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점, 조 씨 사건 수사에 기여한 점 등이 기록돼 있다, 임 씨가 조 씨 사건에서 중요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이미 드러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당시 정황과 진술에서 경찰이 수사 의지만 있었어도 임 씨의 역할에 대해 제대로 파헤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과거 수사 단계에서는 임 씨가 중요 역할을 했다는 명확한 진술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에 배 씨를 비롯해 주변 인물의 진술이 있었기에 임 씨의 혐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 조사에서 수배 당시 총괄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배 씨가 실제로는 재정을 총괄 담당한 상무이사를 맡을 정도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배 씨의 도피를 도운 고교 동창 이모(44) 씨와 최모(44) 씨도 펜션 운영 등을 통해 은신처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배 씨의 돈 심부름 등의 역할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배 씨 조사 과정에서 범죄수익금으로 의심되는 자금 거래가 포착됨에 따라 경찰청으로부터 계좌추적팀 지원을 받아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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