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서윤영 지음/궁리 펴냄
협동조합으로 집짓기/홍새라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도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웬만한 노력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집은 좌절이고, 서민들에게는 눈물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그동안 집을 다룬 책은 주로 인테리어, 부동산, 내 집 마련, 전원주택 등에 치중해 있었다. 새로운 관점에서 집을 바라보는 책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식주(衣食住)가 아니라, 주의식(住衣食)이 된 오늘, '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은 건축을 공부한 저자가 2003년 처음 쓴 책이자, 자신의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책이다. 이 책을 펴낸 이후 '집宇집宙'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사람을 닮은 집, 세상을 닮은 집' 등을 잇따라 출판했다. 이번 책은 12년 만에 더욱 풍성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더해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집'이라고 하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집은 아파트입니다'라는 말처럼 단순히 가옥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집은 어머니가 안 계십니다'라는 말처럼 가정을 뜻하기도 한다. '그 집은 원래 그런 집이다'는 말에서 집은 가풍을 의미한다. '요즘 누가 돌잔치를 집에서 하나요?'라는 할 때는 조금 헷갈린다. 이때 집은 가옥일까 가정일까. 아마도 '요즘은 돌잔치를 집에서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뜻으로 주거문화를 의미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거문화란 물리적 가옥을 중심으로 그 집에서 어떤 행태가 이루어지고 어떤 문화가 꽃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집을 통해 한 시대의 문화를 읽어내고, 건축을 통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돌아보며 지난 10여 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 이 책은 시대의 거울일 수 있는 주택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남성보다 더 밀접하게 집과 관련을 맺고 있지만 은연중에 소외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추적한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주거형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와 그 그늘에 가려진 집들을 살펴보고, 우리를 유혹하고 억압'조롱하는 건축물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등 집의 다양한 표정들을 탐험한다. 408쪽, 1만8천원.
는 보다 현실적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협동조합주택 '구름정원사람들 주택'이 지어지기까지 다사다난했던 과정과 다 지어진 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 속 주인공인 40~50대 여덟 가구 역시 집 때문에 고민하던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엔 자연을 벗 삼아 살고 싶어서 왔다는 이도 있고, 마을공동체 일원으로 생활하는 게 좋아서 왔다는 이도 있다. 2억~3억원대 예산으로 서울에 내 집을 지을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었다는 이, 집 설계에 건축주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데다 복층'단층 등 다양한 구조의 집을 설계할 수 있어 참여했다는 이도 있다. 또 집 1층에 노후대비용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가가 있어 집짓기를 결심했다는 이도 있었다.
저자는 건축주의 한 사람으로서 협동조합으로 집을 짓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운 점이나 봉착했던 난제, 개선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서술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이외의 다른 주거문화, 도시에서 좀 더 생태적으로 사는 법, 가진 예산 안에서 내 삶의 방식을 반영한 집을 짓는 법에 대해 고민한 당신이라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럿이 집을 짓는 과정이나,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였다. 31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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