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샤오황디 시대의 종언

1가구당 1자녀만을 허용한 중국의 '한 자녀 정책'만큼 중국식 사회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는 세계에 없다.

1949년 중국 건국 당시 인구는 5억4천만 명 정도였다. 2차대전 이후 정치적 안정과 '인구 대국이 곧 경제 대국'이란 인식을 가졌던 마오쩌둥의 정책이 뒷받침되면서 1969년 중국 인구는 8억 명을 돌파했다.

인구의 가파른 증가에 놀란 중국은 1970년대 들어 산아제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아제한 정책이 빛을 본 것은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국가답게 한 집당 무조건 한 자녀만 가질 수 있도록 초강력 인구 억제책을 시행했다. 둘째를 임신하면 낙태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연간 소득의 10배에 해당하는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 결과 1980년 1.2%던 인구증가율은 2013년 0.5%로 떨어졌다.

중국의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은 많은 신조어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링허우(八零後) 세대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조부모와 외조부모, 부모 등 6명의 주머니에서 용돈이 나온다 하여 '식스 포켓' 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귀하게 나와 귀하게 자라니 아들이면 샤오황디(小皇帝), 딸이면 샤오궁주(小公主)로 대접받으며 성장했다. 이들 세대는 중국에 2억4천만 명쯤 된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완전 폐기하기로 했다.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발등의 불이 되자 35년을 이어온 정책을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

최근 중국 고도성장의 바탕은 역시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노동력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노동인구(16~59세)는 2011년 9억4천72만 명을 정점으로 3년 내리 감소, 지난해는 9억1천583만 명까지 떨어졌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43명으로 국제적인 저출산 기준 1.3명에 육박해 있다.

시진핑 정부는 '한 자녀 정책'의 포기로 샤오황디 시대의 종언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중국도 이미 1인당 GNP 1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다. 중국 신세대 역시 우리나라 부모처럼 양육비, 교육비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한 자녀 정책을 포기했지만 그것이 두 자녀 갖기로 이어질지는 '글쎄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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