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에 문화를 입히다] <10·끝> 세계유산·역사도시로 탈바꿈

600년 살아 숨쉬는 유교문화, 관광 안동 천만명시대 '눈 앞'

관광주간을 맞아 안동 관광두레공동체들이 만들어 낸 두레 체험여행 현장. 느루달 공예체험. 엄재진 기자
관광주간을 맞아 안동 관광두레공동체들이 만들어 낸 두레 체험여행 현장. 느루달 공예체험. 엄재진 기자
마카롱 난타체험
마카롱 난타체험
반가문화체험단 다도체험
반가문화체험단 다도체험
안동음식콘텐츠 연구소 다식만들기 체험
안동음식콘텐츠 연구소 다식만들기 체험

안동시가 2018년 관광도시 선정과 2020년 관광객 1천만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우선 연말까지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을 위한 전략계획 수립에 나선다. 관광도시로서의 토대와 기반에 대한 분석과 관광도시 추진 의지, 관광도시 보유 자원에 대한 분석, 콘텐츠 제안 등을 점검한다.

올해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하고 있는 '유교책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으로서의 정신적 뿌리와 정체성을 보여준 데 이어 세계유산도시로 탈바꿈해 관광도시로 새롭게 거듭나는 꿈을 안동은 꾸는 중이다.

안동은 풍부한 수자원과 3대문화권사업'21세기 인문가치포럼 등 다양한 유교문화와 이를 계승하려는 사업에다, 국제탈춤페스티벌과 박물관'전시관 등 축제'관광 인프라를 갖춘 안동시가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마련, '세계일류문화창조도시'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더불어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의 미래 산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주민'조합'관광두레가 만들어 낸 안동 관광 '새롭다'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던 31일, 안동의 산골마을인 예안면 인계리 '솔골'에서 토째비축제(도깨비의 안동말)가 열렸다. 관광주간을 맞아 마을 기업인 '인계복지영농조합법인'이 주관해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가족형 참여축제로 마련됐다.

축제는 이날 오후 '토째비마을 솔골을 찾아가 축제를 직접 준비하기'로 시작됐다.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이 마을 입구에 도착해 가족 2팀 단위로 역할을 나눠 '걸개그림만들기' '솟대만들기' '나무에 토째비 풍선걸기' '토째비 탈 만들고 걸기' 등 축제를 직접 꾸미는 것으로 진행됐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오후 6시, 본격적인 마을축제가 열리고 류필기의 스토리텔링과 댄스, 음악회 등도 진행됐다. 이미 참여객들은 자신들이 직접 꾸민 축제장에서 토째비 연극을 보면서 축제의 주인공이 됐다.

두루협동조합이 진행을 맡은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이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 전설을 소재로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전통 놀이문화를 체험하도록 해 색다른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 저녁 나절 안동호 보조호수변 개목나루에서는 안동시와 안동관광두레협의회가 마련한 '재즈, 월영교에 머물다'라는 제목의 윤미윤 퀸텟 재즈콘서트가 열려 깊어가는 가을, 시월의 마지막 밤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에 앞서 안동관광두레 공동체들은 안동호 인근에 자리한 민속경관지 이원모 와가와 팔각정에서 '안동 두레여행으로 당신만의 가을 동화를 만드세요'라는 이름으로 색다른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연일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팔각정 야외에서는 관광두레공동체 느루달이 공예체험 자리를 마련했다. 나무와 나사못 등으로 나무 말 등 다양한 목각 공예를 하면서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몰려드는 체험객들로 일찌감치 재료가 동나기도 했다.

바로 옆 팔각정에서는 난타체험과 가야금 배우기, 안동지도게임 등이 '마카롱' 회원들에 의해 진행됐다. 우리의 전통 악기를 직접 배우고 연주해 보면서 신명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체험거리가 됐다. 특히, 특별공연으로 '인간문화재와 함께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 배우기'도 눈길을 끌었다.

안동지도게임은 안동 주요 관광지를 표시한 지도 위에 생수나 안동소주 등 상품을 세워두고, 둥근 고리를 던져 걸면 상품을 가져가는 게임으로 참가객들이 안동의 주요 관광지를 배우면서 상품을 덤으로 가져가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원모 와가에서는 반가문화체험단이 마련한 다도체험과 안동음식콘텐츠연구소가 마련한 다식 만들기 체험이 열렸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전통 다도예절을 배우고, 꿀과 푸른콩가루'노란콩가루'흑임자 등을 손으로 조물락거려 다식판에 넣어 예쁘게 찍어내는 다식 만들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레여행 체험에 나선 주부 김수영(39'대구 동구) 씨와 딸 신윤하(7) 양은 "가족들끼리 안동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지만, 오늘의 체험여행이 특별한 재미를 줬다. 다양한 관광 인프라가 있는 안동이라도 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 등 특별한 이벤트가 없으면 따분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했다.

◆탈춤 축제, 이색체험과 글로벌화로 안동 관광 '이끈다'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어릿광대들의 행복과 꿈을 함께 기원하는 성공축제로 세계인을 감동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추석 연휴와 축제 기간이 겹치면서 외국인 4만4천여 명(지난해 4만3천 명)을 포함해 모두 107만여 명(2014년 110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성황을 이뤘다.

열흘간 진행된 축제에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프랑스 등 해외 12개국 12개 단체의 공연과 국내 무형문화재 12개 탈춤, 3개의 마당극, 100여 팀의 자유참가작이 함께했다. 또 지역의 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민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축제장으로만 집중됐던 축제 프로그램을 옥동, 구시장, 신시장 등으로 확대해 축제를 통해 지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했다.

탈춤축제뿐만 아니라 안동시와 안동축제관광재단은 천만 관광객을 견인하는 다양한 관광 시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온라인 안동관광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동스탬프 투어 앱을 설치하면 경품 이벤트는 물론이고, 안동의 주요관광지 안내(설명문, 음성, 동영상)도 받을 수 있으며, 문화관광해설사 예약안내 시스템과도 연계돼 보다 편리하게 예약을 할 수 있다. 특히 관광지 설명 자료는 우리나라 말은 물론, 영어, 일어, 중국어 4개 국어로 돼 있어 외국인들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협약 등도 추진했다. 안동시는 최근 청도군, 대구시 등과 각각 협약을 체결하고 중국인 등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지난 8월 9일에는 중국 산둥성 단체관광객이 안동 도산서원, 퇴계종택, 병산서원, 하회마을, 월영교 등 안동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찾아 한국의 전통미를 체험하기도 했다.

안동시가 산둥태산관광설계원과 지난 4월 7일에 맺은 관광협력 협약에 따른 첫 번째 단체 관광객 방문이었다. 태산관광설계원은 중국 현지 관광객 수요에 따라 청소년을 위한 '안동수학여행 상품', 부유층과 노년층을 위한 '안동힐링여행 상품', 패션에 관심 많은 젊은 층을 위한 '서울-안동 연계상품'을 개발해 중국 22개 여행사(산둥성 15개)와 판매 계약을 끝내고 현지 모객 중에 있다.

이 밖에 산둥성도보여행협회, 산둥성유상(儒商)협회, 산둥성방송국 등의 단체 및 언론사와 연계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 모집을 하고 있다.

안동시 김중옥 관광진흥담당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태산관광설계원과 협력해 적극적인 관광 마케팅을 통해 중국 관광객 모객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600년 살아있는 유교문화, 역사도시 안동관광 '특별하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인문정신 부흥과 유교의 아시아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21세기 인문가치 포럼'을 '다보스포럼'에 버금가는 인문가치 포럼으로 성장시켜 세계문화 교류의 장(場)으로 육성하겠다. 3대문화권사업, 에코펀 테마파크와 임하호 수상레저타운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고택'종택 명품화 사업과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고'느끼고'쉬어가는 체험 연계 시스템을 구축, 임팩트(impact) 안동이 되도록 하고 안동국제탈춤축제의 자립 기반을 조성해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로 우뚝 서게 하고 세계화 역량도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권 시장은 "하회마을과 유교책판 세계유산 등재에 이어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봉정사, 하회별신굿탈놀이에 대해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관철시켜 우리 유산이 세계인의 유산으로 그 가치와 품격을 드높일 수 있도록 세계화 역량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은 600여 년 동안 유교문화가 살아 전해오는 지역이다. 안동은 유교문화의 본고장으로 타 지역과 차별되는 역사와 문화적 위상이 있다. 안동시는 이를 바탕으로 로마'아테네'이스탄불'바빌론'시안 등 세계의 역사문화도시와 당당히 어깨를 견주는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안동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교문화 자원 집적지역으로 그동안 유교문화권 개발사업과 3대문화권 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유교문화의 체계적 관광 자원화에는 가시적 성과가 없다.

특히 경북도청 이전 등 행정 환경과 중앙선 복선전철화 등 접근성 향상 기대에 따라 안동문화권의 관광 잠재 가치의 재조명'관광 잠재력 발굴 등을 통한 국가적 관광 거점 발전 계획 수립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2018년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관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유교문화자원의 글로벌 브랜드화, 문화관광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기 위한 안동 컬처노믹스(Cultunomics) 구현, 영남의 젖줄 낙동강의 문화'생태자원을 토대로 문화가 흐르는 낙동강과 한국정신문화 수도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 안동을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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