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장의 입장에서 본 학교 현실은?

"4년 근무하고 떠나는데 진학자료 챙길 필요 있나" 용써봐도 분위기 못 바꾼다

"교장 한 명이 아무리 용써 봐도 학교 전체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입니다."

학교 교육과정에 변화를 주려고 해도 일부 교사들은 'EBS 교재 하기도 바쁜데 쓸데없는 일을 벌인다'면서 냉소를 보낸다는 것이다. 한 공립고 교장의 말이다.

교사들이 전향적으로 생각하면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데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봤다. 그는 "수시보다 정시에 안주하는 '문화'가 너무 굳어졌다"고 했다. 일부 교사들이 학교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는 것. 분명히 변화를 바라고 제자를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이 있지만, 소수에 의해 그들의 열정이 묻히고 공동의 목표 설정을 위한 소통이 막힌다. "같은 학년끼리 협의는 해도 과목별 교과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교장은 진학 자료 축적이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공립학교는 4년 근무하고 떠나니깐, 진학 담당 교사가 내년에도 같은 업무를 맡을지 알 수 없어 굳이 자료를 챙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학교 이동 시기가 되면 정시 결과를 못 보고 2월 초엔 '마음'이 떠난다. 정시 입학이 마무리되는 2월 말이나 3월 초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 결과에 대한 추적 조사를 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어떤 교사는 2월에 전근 갈 학교에 미리 가서 보충 수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승진을 포기하는 교사는 열의가 부족하고 업무에도 무관심이라고 했다. "실제로 1년 동안 연수를 1시간도 받지 않은 교사가 제법 있지만, 교장의 입장에서는 조치할 권한이 없다"고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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