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CB 총재 양적 완화 확대 시사…유럽 수출 5% 이상 차질 현실로?

유로당 1.23원 경쟁력 없어, 환차손 줄일 환변동보험 이용

유로화 하락세가 숙지지 않으면서 대유럽 수출 지역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확대 의사를 내비치자 1유로당 1천291.63원이던 유로화 가치가 가파르게 낮아졌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져 1천252.92원(1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유로화는 지난 8월 1천381.31원(24일 기준)까지 올랐다가 다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며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올 하반기 유로화 약세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던 수출 기업들은 다시금 악재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유로화 약세는 현실화되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서 유공압용'식음료용 피팅 및 튜브를 생산하는 ㈜씨디씨(CDC)뉴매틱은 전체 매출의 25%, 수출의 55%가량을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벌어들일 만큼 유럽 의존도가 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지속된 유로화 약세와 현지 기업의 설비 투자 감축 영향으로 대 유럽 수출액이 소폭 하락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유로화 약세 문제로 고민이 크다. 다행히 미국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전체 매출은 일정 수준 늘었다. 유럽에서의 마케팅 비중을 줄이고 비유럽 국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무역협회 조사 결과 유로화 약세와 관련해 응답 업체의 51.8%가 '당시 환율 수준(유로당 1천230원)으로는 대 유럽 수출 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섬유(58.6%), 기계(57.1%), 철강금속(54.1%) 등에서 우려가 컸다. '올해 말까지 유로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5% 이상의 대 유럽 수출 차질이 있을 것'이라 응답한 업체도 34.2%나 됐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김동욱 과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특히 환리스크 관리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저환율로 인한 피해가 우려될수록 자금 분산과 환헤지 상품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환헤지의 일종인 선물환은 특정 외화를 통상 1년 이내의 특정시점에 특정 환율로 매매할 것을 약정하는 거래 방법이다. 또 환변동보험은 수출'수입 때 발생하는 환차손익을 없애고 사전에 외화금액을 특정 환율의 원화로 확정하는 상품으로 지자체가 업체당 연간 최대 500만원의 수출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는 이런 대책이 소용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 한 자동차부품기업 무역 담당은 "환헤지 상품은 환율 하락이 크게 예상될 때 환율을 보전해 줘 유효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환율이 낮고 금세 다시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에는 환헤지 상품에 가입했다가 불필요한 지출만 생길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