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 없었던 대회 36년 만에 복원
집권 5년 차 체제 안정·자신감 과시하는
김정은 시대 정치·경제·대남관계 출발점
내년 5월 구체적 중장기 전략 종합 제시
노동당 7차 대회를 북한이 내년 5월 초 연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최초로 열리는 당 대회다. 1980년 10월 노동당이 6차 당 대회를 열었으니, 햇수로 36년 만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지도자 시절에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당 대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왜 이 시점에 7차 당 대회를 개최하는 것일까? 까마득하게 오래전 열린 바 있는 당 대회 개최 소식을 전하는 북한의 의도가 새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노동당 당 대회 자체가 우리에겐 생소하다. 한마디로 당 대회는 북한 노동당 최고의 기구이자, 노동당의 장기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의 장이다. 당 대회가 노동당 차원의 전략과 노선을 결정하는 최고, 최대의 행사인 것이다. 노동당의 최하 단위인 세포부터 토론을 시작해 군당, 도당, 중앙당까지 집중 토론이 진행되는 행사이기에 한 번 당 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최소 5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만큼 당 대회는 중요한 행사다.
왜 북한은 1980년 이후, 35년 동안 당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을까? 그것은 1980년 이후가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었고,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을 뚫고 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980년대 이후 지속된 장기 경제난, 김일성 주석 사망, 대량 아사자 발생과 이른바 고난의 행군,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 등 일련의 내외 어려움이 당 대회 개최를 불가능하게 했다. 원래 노동당 당 대회는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축제의 장이다. 그 축제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 1980년대 이후 내내 북한을 짓누른 것이다.
7차 당 대회 개최는 '김정은 표 북한'의 시동을 의미한다.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내외에 과시하는 행사인 것이다. 1980년 열린 6차 당 대회가 당시 김정일로의 후계자를 공식화시킨 행사라면, 7차 당 대회는 김정은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정치행사다. 아버지 김정일 시대를 완전히 마감하고, 독자적인 '김정은 표 정치, 경제, 대외관계, 대남관계'를 풀어나가는 출발점이다. 또 집권 5년 차를 넘어서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감, 자신감을 과시하는 행사다. 당 대회 개최는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당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김정일 체제의 '키워드'인 '선군(先軍) 정치'가 '선당(先黨) 정치', 당의 정상화로 전환될지 여부다. 김정일 위원장 시절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당 대회가 36년 만에 복원되는 것은 당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가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7차 당 대회 개최는 김 제1위원장이 자기 체제에 자신감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행보이자, 군 중심의 정치를 마감하고 당을 중심에 두는 노동당 체제의 정상화로 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당 대회는 그동안 노동당이 걸어온 길을 총정리하는 총화와 노선을 결정한다. 김정은 시대의 아이콘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제시한 '경제, 핵 병진노선'의 유지인지, 수정인지?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70돌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아흔일곱 번이나 되풀이한 '인민'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주민생활 개선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핵 문제 접근법을 변화시킬 것인지? 김정은 체제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 예측할 수 있는 큰 틀에서의 결론들이 나올 것이다.
2016년 5월, 김정은 체제가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를 펼친다. 김정은 체제가 자신의 정치적 안정성, 경제 상황, 대외 및 대남관계 전반의 중장기 전략을 종합 제시한다. 7차 당 대회에서 나오는 결론이 김정은 체제의 미래 비전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김 제1위원장은 주민들이 보다 등 따습고 미래 지향적인 대내외 중장기 전략을 준비하길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