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용병 나바로 남기로… 피가로 어디로?

'가을 야구'가 삼성 라이온즈의 참패로 막을 내렸지만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는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 출발 예정일은 오는 7일이다. 팀 동료 야마이코 나바로가 한국시리즈(KS) 최종전 이튿날인 1일, 타일러 클로이드가 2일 출국한 것에 비해 꽤 늦다.

구단 측이 밝히는 피가로의 '개인 사정'은 비자 문제다. 같이 생활했던 여자 친구가 그와 함께 도미니카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프랑스 환승 비자가 7일 하루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피가로의 재계약도 현재로선 오리무중이다. 그보다 나은 투수를 새로 영입한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탓이다. 구단 한 관계자는 "외국인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해야 하는 25일까지 계속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피가로는 전반기에 11승 4패(평균자책점 3.11)를 거둬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어깨 통증으로 2승 3패(평균자책점 4.08)에 그쳤다. KS 1차전을 3.1이닝 6실점으로 망쳤고, 강하게 승리 의지를 보인 4차전마저 4.2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피가로의 구속이 너무 떨어졌다는 점이다. 그는 KS에서는 단 한 번도 150km를 넘기지 못했다. 더욱이 시즌 후반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각종 검사를 받았는데도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구단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근력이 떨어져 구위를 잃어버리는 '데드 암(Dead Arm) 증상'을 의심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2008'2009년 연속으로 사이영상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린스컴이다. 삼성 측은 "피가로 자신은 어깨나 손목에 아무런 통증이 없다고 한다"며 "데드 암 여부를 판단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삼성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새 외국인 투수 영입에도 돌입했다.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류중일 감독의 취향에 맞춰 '파이어볼러'들이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삼성은 다음 주에 스카우트팀 직원들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보낼 예정이다.

타일러 클로이드는 KS 3차전이 사실상 한국무대 고별 경기였다. 한국을 떠나면서도 아무런 언질을 받지 못했다. 반면, 역대 KBO리그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48개)을 세운 나바로는 삼성과의 재계약 의사를 피력하고 귀국했다. 연봉 협상이 걸림돌이지만, 2년간 기여도를 고려하면 나바로는 팀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푸른 유니폼을 입는 용병선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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