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달물질 감소하면 능률 뚝
굴·캐슈넛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
햇볕보며 산책·운동 기분전환 효과
부모 안정돼야 자녀도 불안감 줄어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64만 명의 수험생들이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막바지 정리를 하고 있을 시기다. 이맘때면 병원을 찾는 수험생들도 늘어난다. 두통이나 복통에 시달리거나 입맛이 떨어지고, 눈이 침침하고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 만사가 귀찮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들이다. 또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뇌를 사용할 경우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시험 당일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려면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와 휴식,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스트레스, 학습능력 떨어뜨려
뇌는 집중할 때 도파민과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한다. 그러나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영양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뇌를 사용하면 신경전달물질이 바닥나게 된다. 특히 기분을 조절하고 식욕이나 수면 등에 간여하는 물질인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피로와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공부하는 도중에 이유 없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가 가시지 않으며, 쉽게 짜증이 나고 매사에 흥미를 잃는다면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으로 인한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입맛이 사라지거나 폭식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증상은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마지막 정리를 하는 시점에 신경전달물질이 바닥나면 시험 준비 과정을 물론, 시험 결과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다양한 생리적 변화도 일으킨다. 스트레스는 쌓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수험생들은 더욱 스트레스에 민감해질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생기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변의 일에 관심이 사라진다. 말수가 줄고 행동이 느려지며 먹는 양이 줄어 체중이 빠지기도 한다. 잠을 잘 자지 못하고 피로해 하며,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과도한 죄책감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은 과민성대장증후군 등과 같은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불안과 긴장을 비롯한 스트레스는 소화기관의 원활한 운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쉬고, 현미나 두부 많이 먹어야
신경전달물질이 바닥난 상태에서 계속 뇌를 사용하면 오히려 학습 능률이 떨어지고 시험을 망칠 수도 있다. 따라서 뇌의 기능을 회복하고 신경전달물질을 충분히 만들기 위해서는 휴식과 영양이 중요하다.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휴식이다. 쉬는 시간에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햇빛을 보며 산책하는 것이 좋다. 햇볕은 비타민D를 생성하고 세로토닌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친다. 가볍게 음악을 들으면서 근육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되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미와 두부, 돼지고기, 생선 등에는 신경전달물질의 원료인 '티로신'(tyrosine)이 풍부하다. 굴과 캐슈넛, 푸른 잎채소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감을 느낀다면 가벼운 운동이나 영화 감상,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 전환을 한 뒤에 다시 공부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
정승필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몸에 좋다는 각종 보신제나 정체불명의 건강식품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건강식품이나 보신제를 일회성으로 먹는다고 해도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또 시험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쉽게 속이 쓰리거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소화제나 지사제 등을 남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는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
수험생이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집중력을 높이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험생은 우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성적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이자 미래의 성공을 얻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하면 시험이 더욱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모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죄책감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수험생의 스트레스 관리에서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부모는 수험생의 신체리듬에 맞는 생활 주기를 파악해 일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부모 스스로 TV 시청을 자제하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들이 수험생 못지않게 불안해해선 안 된다. 부모가 안정돼야 자녀도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 또 수험생이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쉴 때는 공부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천은진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는 수험생의 고충을 이해하고 자녀의 불안과 실망을 잘 받아줘야 한다. 충분한 칭찬으로 수험생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부모는 자녀의 장래희망이나 적성을 무시하고 부모의 기대나 욕심을 아이에게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움말 정승필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천은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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