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으로 제법 쌀쌀했던 11월 첫날, 안동시 와룡면 가구리 유일재(惟一齋) 종택에는 300여 명의 유림들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교문화보존회가 마련한 학술강연회에 몰입했다.
이날 행사는 유교문화보존회가 유교문화가 살아있는 안동에서 유림의 선비적 삶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마련한 '제1회 처사의 삶-유일재 김언기 선생의 생애와 학문'이란 주제의 현장을 찾아가는 학술발표회였다.
이 자리에서 이재업(60) 유교문화보존회장은 "안동이 낳은 혁신 유림의 대표인 동산 유인식 선생의 가르침으로 유교문화 발전을 위해 반드시 혁신해야 한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예절과 도덕, 경로효친, 충의사상이 잊히고 물질 만능에 빠져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전통이 사라져 가고 있다"며 유림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유교문화보존회 역할에 대해 "유교문화가 살아있는 안동에서부터 전통과 현대가 잘 조화된 인간중심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유교문화보존회는 '안동 처사의 생애와 학문'에 대한 학술강연회와 '훈민정음해례본 판각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 했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상주본이 세상에 공개되기 전이기 때문에 지금 간송미술관에 보관된 '안동본'이 유일한 해례본이다. 안동본은 이날 학술강연회가 열린 유일재 선생의 둘째 아들의 집인 광산 김씨 긍구당 고택(肯構堂 古宅)에서 유출된 것인데, 판각(板刻)을 통해 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하겠다는 것.
또 하나의 사업인 '처사의 생애와 학문'은 올곧고 참다운 안동 선비의 기상과 정신의 뿌리를 찾아서 사라져 가는 전통의 가치를 되찾고 인간중심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그동안 안동사람들은 우리가 간직해온 문화유산의 가치를 몰랐다. 안동은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할 만큼 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작으나마 우리 지역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치를 계승 전승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장애인과 불우시설 아동들의 키다리 아저씨'로도 통한다. 지난 6월에는 경북지역에서는 24번째로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지적장애인 특수학교인 안동 영명학교 도촌분교 학생들이 국내외로 수학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3천200만원의 경비를 지원했다. 2012년에는 400만원을 후원해 장애학생들이 용인 에버랜드 놀이공원 나들이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해마다 지원해오고 있다.
또 매달 안동지역 저소득가정 초등학생 급식비 지원, 무료급식소 쌀 지원, 결손가정돕기, 도시락배달 봉사 등 다양한 선행을 펼쳐왔다. 이 회장은 안동청년유도회 회장, 안동소방서 명예소방서장, 한국건설자원협회 중앙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1년 경북도지사 표창, 자랑스러운 안동시민상, 2013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물적 나눔 분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14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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