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와 도심 골목이 담배 연기와 함부로 버린 담배꽁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 통행이 잦은 번화가는 물론 금연거리 부근 사정도 마찬가지다. 청소년과 임신부, 비흡연자 가릴 것 없이 간접흡연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방기된 꽁초는 도심 미관을 해치지만 당국은 무대책이다.
정부의 금연정책과 흡연규제 강화로 대구 중구청은 도심에서의 흡연을 제재하고 나섰다. 먼저 2009년부터 한일극장~중앙치안센터에 이르는 292m 거리를 금연거리로 지정했다. 위반자에 대해서는 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덕분에 금연거리에서의 흡연을 삼가는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위반자는 많지 않다. 올 들어 10월까지 단속은 15건에 불과한 것이 그 좋은 증거다.
그러나 금연거리를 벗어난 골목 흡연으로 골목길은 '흡연 아지트'가 되고 있다. 담배 연기가 골목을 뒤덮고 꽁초는 길바닥을 점령하고 있다. 금연거리 지정의 풍선효과로 골목은 흡연 천국인 셈이다. 그러잖아도 동성로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은 정비되지 않은 곳이 즐비하다. 관리 소홀과 무관심으로 골목 건물 외벽은 어지럽게 나붙은 흉물 같은 각종 부착물이 넘친다. 여기에 나뒹구는 길바닥 담배꽁초로 골목은 통행 기피로가 될 지경이다.
물론 흡연자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땅한 도심 흡연 공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공공장소나 음식점 금연 조치 등으로 도심에서의 흡연 장소는 찾기 힘든 탓이다. 하지만 꽁초를 버릴 쓰레기통을 곳곳에 마련해달라고 하기도 마땅찮다. 자칫 생활 쓰레기 등 갖가지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냥 두기에는 이미지 훼손과 관광객 외면 등으로 잃을 것이 너무 많다.
이제 비흡연자를 배려하는 시민의식 회복 활동에 나서야 한다. 흡연자를 위한 적절한 공간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 청소는 기본이다. 골목 주변 건물주와 입주민의 골목길 청결 활동도 병행하자. 이는 건물 가치를 높이고 도심 이미지 개선 효과도 거두는 일이다. 도시 행정은 이를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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