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조희팔 다단계는 진행형'
건국 이래 최대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조희팔 사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대구경북에서 다단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구 동구에 사는 김모(32) 씨는 지난 8월 지인에게서 금융다단계 M업체를 소개받았다. "투자한 돈의 두 배를 벌 수 있다"는 M업체의 투자 권유에 속아 8월에만 33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몇만원씩 수당을 주면서 업체 측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하라고 부추겼고, 9월 초부터 지난달 초까지 99만~770만원씩 추가로 송금해 모두 1천87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수당으로 돌려받은 돈은 643만원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지난달 중순부터는 지급이 중단됐다. 불안감을 느낀 A씨는 원금을 회수하지 못한 다른 회원들과 함께 업체 측에 따져 물어봤지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돌아왔다. 이에 A씨는 지난달 말쯤 경찰서에 업체 관계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이 업체는 현재도 쇼핑몰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받는 사업이라며 대구에서 다단계 하위 회원들을 모으고 있다.
다른 금융다단계 C업체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중국 기업(자동차 배터리 회사) 주식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투자 규모에 따라 5개 패키지로 나눠 125만원에서 3천750만원까지 투자하면 최고 2배 이상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다른 자동차 회사를 인수 합병했다"며 중국어로 된 투자계약서를 보이며 회원을 끌어들이고 있다.
변형'진화된 형태도 등장했다. 본지가 지난해부터 문제를 지적해온 '엠페이스'는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지만 음성화된 형태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엠페이스는 신분이 보장된 기존 회원의 지인만을 대상으로 접근이 제한된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네이버 밴드 등)를 통해 연락한 뒤 소규모 투자설명회를 계속 열고 있다.
'엠페이스 짝퉁'이라고 불리는 A업체도 최근 몇 달 사이 등장했다.
피해자들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경찰 신고를 꺼리고 있다. 한 피해자는 "대구에서 기승을 부리는 다단계 업체들은 주로 지인을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며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지인에게도 죄를 짓는 것 같아 경찰 신고를 망설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단계 업체 본사가 외국이나 서울에 있는 등 멀리 떨어져 있어서 피의자 신원 확보가 어렵다"며 "전국적으로 총책과 센터장, 하위 회원 등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어 상'하위 회원 사이 금전적인 연결고리를 밝혀내지 못하면 처벌도 쉽지 않다"고 했다.
한편 경찰청은 5일 '유사수신' 범죄에 대한 무기한 특별 단속에 나선다.
각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전담수사팀을 지정하고 경찰청 본청이 전국 경찰관서에서 내사 중이거나 수사 의뢰 중인 사건을 모두 보고받아 수사 지휘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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