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총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 두 달여 만에 총선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8월 정 장관은 여당 의원들의 연찬회 때 한 '총선 필승' 건배사 발언과 관련해 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급거 공식 사과를 통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그는 당시 "먼저 이번 일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인 후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대 총선 출마 질문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사임 표명 기자회견에선 불출마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총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여러 의견을 듣고 생각도 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면서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국가 발전과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사임표명 시기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출마를 않는다면 스스로 사의표명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19대 총선과 관련해 '생각 없음'에서 '고려'로 사실상 두 달 만에 입장을 180도 선회한 셈이다. 실제 '불출마 입장에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불출마 선언)까지 다 포함해서 생각했다.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밝혀 불출마 입장에서 벗어났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정 장관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정 장관이 고향인 경주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흘러나왔다. 이 경우 현역인 친박계 정수성 의원과 정종복 전 의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과 본선보다 어려운 공천 예선전을 펼쳐야만 한다. 또 정종복 전 의원과는 일족인 것도 부담이다.
최근에는 대구에 출마설도 돌고 있다.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 때 지역 현역 의원들은 모두 배제시킨 반면 정 장관을 비롯한 안종범 경제수석,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청와대 내 'TK 4인방'만 배석했기 때문이다.
대구 출마 시 모교인 경북고가 있는 수성구의 한 선거구나, 북구 동구 등 몇 곳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행자부 내에서는 이날 정 장관의 기자회견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사임 의사 발표 결심도 이날 아침에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많은 뉴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골목상권 살릴 지역 밀착 이커머스 '수익마켓'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