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아들 조모 씨가 7일 검찰에 전격 구속되면서 '아들 조 씨가 어떻게 잡히게 됐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지난해부터 조희팔 사건을 재수사한 뒤 직계 가족을 구속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들 조 씨는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할 당시(2008년)에는 대학생이어서 다단계 사기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다. 하지만 조희팔의 수족 역할을 하며 밀항과 도피 생활에 깊이 관여했던 조 씨의 조카 D(46) 씨와 관계하면서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 따르면 아들 조 씨가 붙잡힌 것은 아버지 조 씨가 남긴 불법 수익금을 찾기 위해 지난달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조희팔은 숨진 것으로 알려지기 전 중국에서 아들 조 씨 명의로 6억원 정도 저축된 통장을 조카 D씨에게 넘겼다. D씨는 이 통장의 실체를 아들 조 씨에게 알린 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명의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지인 이름으로 세탁했다.
문제는 이 지인이 6억원 중 1억원만 아들 조 씨에게 전해주고 나머지 5억원을 가로채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조카인 D씨가 아들 조 씨로부터 이 1억원을 빌린 뒤 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 자금이 더 필요해지자 나머지 5억원을 마저 받아내기 위해 아들 조 씨에게 자신의 지인을 고소하라고 종용했다는 것.
이에 아들 조 씨는 D씨의 말대로 이 지인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났고, 이를 알게 된 검찰이 5일 조 씨를 긴급 체포하게 된 것이다. 조 씨는 아버지가 남긴 불법 수익금을 사용하지도 못한 채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다.
법조계 한 인사는 "명의를 빌려줬던 D씨의 지인이 해당 자금이 불법 수익금인 탓에 고소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며 "아들은 불법 수익금을 두고 돈 싸움을 하다가 써보지도 못하고 붙잡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아들 조 씨는 검찰 수사에서 조희팔의 사망 여부와 관련, "이미 숨졌고, 2011년 12월 중국 현지에서 직접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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