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보은 실천한 칠곡의 에티오피아 지원

지난주 경북 칠곡 왜관역 광장에서 에티오피아 돕기 자선공연과 모금활동이 펼쳐졌다. 세계평화기원 노래와 인형극단의 인형극 공연 등 다양한 무대로 군민의 관심을 끌었다. 한 봉사단체는 따뜻한 커피로 관람객을 대접했다. 이는 칠곡민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보은(報恩) 활동의 하나다.

6'25 참전국 에티오피아는 한국에 6천37명을 파병해 12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536명이 부상했다. 이런 고귀한 희생 덕에 우린 전쟁과 폐허를 딛고 오늘에 이르렀다. 반면 에티오피아는 오랜 내전 등으로 참전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로 힘들다. 이런 인연을 가진 옛 참전국에 대한 칠곡의 보은과 사랑은 바로 인류애이기도 하다.

칠곡은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과 함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200여㎞ 떨어진 디켈루나 티조마을 돕기에 나섰다. 먼저 식수 부족과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힘겹게 사는 현지 어린이 400여 명과 후원을 맺었다. 또 티조마을을 '칠곡평화마을'로 만드는 모금을 시작, 617명으로부터 매달 1천263만원의 성금을 모으고 있다.

칠곡의 티조마을 돕기에 이웃도 가세했다. 경북 156개 초'중학교 학생이 저금통을 털었다. 2억원 넘는 큰돈을 모아 월드비전에 전했다. 지난달 칠곡의 제3회 낙동강 세계평화문화대축전에는 '평화의 동전탑'이 마련돼 군민과 관광객의 동참이 이어졌다. 칠곡의 가난한 옛 참전국 보은은 진행형이다. 군수의 12월 현지 방문 목적도 그 때문이다.

칠곡은 1950년 6'25전쟁 때 나라의 명운을 걸고 55일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다. 낙동강과 다부동, 유학산을 비롯한 칠곡의 전투 격전지는 대구 사수를 위한 최전선이자 부산으로 남하한 정부를 지킬 최후 보루였다. 칠곡이 '호국의 고장'이라 불리고 칠곡군이 매년 옛 전투 재현으로 전쟁을 잊지 않는 행사를 갖는 이유다.

그런 만큼 칠곡의 에티오피아에 대한 남다른 보은은 뜻있다. 물론 작은 군에서 참전국에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민관이 힘을 보태 감사와 고마움을 잊지 않는 보은은 나라 못잖고 바람직하다. 국가 외교와 차원이 다른, 정(情)의 외교이자 홍익(弘益) 정신의 실천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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