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러운 비정규직이 싫어서 자영업 전환?…8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비정규직 627만 명 사상 최고 32.5%로 4년 만에 상승세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62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의 벽에 부딪힌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으로 크게 몰리고 있다. 일자리박람회 등에 몰린 구직자 행렬 모습. 매일신문 DB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62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의 벽에 부딪힌 사람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으로 크게 몰리고 있다. 일자리박람회 등에 몰린 구직자 행렬 모습. 매일신문 DB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62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에서도 비정규직이 큰 폭으로 늘고 있으나 임금격차 등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비정규직 사상 최고 기록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627만1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4천 명(3.2%)이 늘었다.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비정규직 비중은 2011년 34.2%에서 2012년 33.3%, 2013년 32.6% 등 꾸준히 감소하다가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비정규직 규모를 늘리는 데는 시간제 일자리 증가가 가장 큰 작용을 했다. 비정규직 가운데 1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시간제근로자는 223만6천 명으로 20만4천 명(10.1%)이 증가했다.

대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8월 28만1천 명에 불과하던 비정규직이 1년 사이 29만3천 명으로 약 1만2천 명이나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정규직은 61만8천 명에서 62만4천 명으로 6천여 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사이 정규직이 늘어난 수보다 비정규직 수가 두 배에 달한 것이다.

경북의 경우 사정은 조금 나아 지난 1년 사이 정규직은 2만1천 명이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은 2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북의 지난 8월 기준 총 근로 인구는 88만8천 명에 달했다.

◆같은 일 하고도 박봉

국내 임금근로자 규모는 1천931만2천 명인 가운데 같은 일을 하면서도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정규직과 임금'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으로 나뉘었다.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69만6천원으로 9만2천원(3.5%)이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146만7천원으로 고작 1만4천원(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월평균 임금격차는 10.2%로, 전년 동월 대비 0.8%p 축소됐다.

하지만 비정규직 임금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비정규직 임금증가율은 2013년 0.5%를 기록한 이후 2014년 2.5%로 큰 폭 상승했으나, 올해 0.8%로 다시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저임금 탓인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사회보험 가입률도 줄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36.9%(-1.5%p), 건강보험 43.8%(-0.9%p), 고용보험 42.5%(-1.3%p)로 전년보다 줄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로복지 혜택도 줄었다. 비정규직 근로복지 수혜율을 보면 퇴직급여를 제외하고 상여금(-0.7%p), 시간외수당 (-0.6%p), 유급휴일(-0.1%p) 등의 수혜율은 1년 전과 비교해 하락했다.

◆자영업이 돌파구?

비정규직 벽에 막힌 사람들이 서둘러 자영업으로 전환,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었다. 자료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9만5천 명으로 지난 2013년 대비 9만3천 명(6.2%)이 늘어났다.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도 현재 403만 명에 달했고, 무급가족종사자 수도 121만 명이나 됐다.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가입 현황을 보더라도 자영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자영업자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공적연금 수급권자는 70.3%로 지난 2013년 대비 2.4%p 상승했다.

이 가운데 지역가입자가 41.0%, 사업장(직장) 가입자는 16.4%였으며, 국민연금 및 특수직역연금수급(권)자는 12.9%로 나타났다.

최근 2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에게 사업 시작 동기를 물어본 결과,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라고 답한 비율이 50%로 절반을 차지했다. '현재 사업 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는 응답도 26.1%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임금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응답자도 9.9%였다. 이들은 현재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1년 미만의 짧은 준비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3개월 미만 준비했다는 응답자가 53.4%, 3~6개월 미만은 22%, 6개월~1년 미만은 16.6%, 1년 이상은 8%순이었다.

최초 사업자금 규모는 2천만~5천만원 미만(23.9%)이 가장 많았다. 5천만~1억원 미만은 19.8%, 500만~2천만원 미만은 18.5%를 차지했다. 사업자금 조달방법은 주로 '본인 또는 가족이 마련한 돈'(6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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