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흥기 맞은 대구경북 고교야구] <1>경북고

최충연·박세진 원투펀치로 22년 만에 메이저 품다

9일 시작한 청룡기에서 올해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경북고 선수단이 지난 6일 학교 운동장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9일 시작한 청룡기에서 올해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경북고 선수단이 지난 6일 학교 운동장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올해 대구경북 고교 야구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자주 승전보를 전하며 중흥기를 맞았다. 3월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우승과 준우승은 대구상원고'경북고가 나눠 가졌고, 4월 봉황기는 경북고가 품었다. 또 6월 황금사자기에서는 상원고가 준우승, 8월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는 포항제철고가 4강, 10월 전국체전에서는 경북고가 준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대구경북 고교 야구팀을 찾아 올해 활약상과 내년 포부를 들어본다.

내년 개교 100주년을 맞는 경북고는 고교야구대회에서 수십 차례 정상에 오른 전통의 강자다. 하지만 봉황기, 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등 이른바 메이저대회 우승은 무려 22년 만의 경사였다. '라이언 킹' 이승엽이 2학년에 재학하던 1993년 청룡기가 끝이었다. 경북고 박상길(48) 감독은 "올해도 우승하지 못하면 지도자 생활을 마친다는 생각도 했는데 정상에 올라 정말 다행"이라며 웃었다.

사실, 경북고가 내년에도 우승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981년 우승 이후 34년 만에 되찾아온 봉황기에서 최우수선수와 우수투수로 뽑혔던 '원투 펀치' 최충연(삼성 라이온즈)'박세진(kt 위즈)이 졸업하기 때문이다. 최충연은 장충고와 격돌한 결승전에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세진은 동산고와의 4강전에서 9이닝 15탈삼진 3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청룡기에서는 박세진이 마무리투수로 뛰지만, 최충연은 삼성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 중이라 합류하지 않았다.

박 감독이 생각하는 내년 승부수는 좌완 김민성과 우완 황대연(이상 2학년)이다. 이들이 동계훈련을 통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팀 성적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직구 구속이 130km 중반에 불과하나 경험이 풍부한 데다 볼 끝이 좋아 체계적 조련을 거친다면 3학년 때 급성장한 최충연처럼 A급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타선은 오히려 내년이 더 낫다는 게 박 감독의 판단이다. 우선, '리틀 이승엽'으로 주목받는 4번 타자 곽경문(2학년)이 첫손에 꼽히는 기대주다. 그는 3월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결승전에서 2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펼치면서 '차세대 거포'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4월 봉황기에서는 수훈상과 최다안타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다른 팀의 집중견제 대상이 되면서 어려움도 겪었지만 좋은 체격을 바탕으로 한 파워 배팅이 돋보인다"며 "공을 맞히는 능력만 더 끌어올리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경북고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탄탄한 수비력이다. 특히, 팀의 테이블세터진인 내야수 배지환(1학년)과 이지섭(2학년)에 거는 기대가 크다. 2루수를 주로 맡는 배지환은 우투좌타, 유격수인 이지섭은 우투우타로 모두 야구 센스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올해 유일한 2관왕이 될 수 있었던 전국체전에서 실책 탓에 준우승에 머물러 너무 아쉬웠다"며 "1학년 가운데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2000~2005년에 이어 2013년부터 다시 모교 야구부를 이끄는 박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 올해 거둔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경북고는 2013년과 지난해에는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박 감독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강팀은 연습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문의 성원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경북고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 1회전에서 9회말 문성주의 스퀴즈번트로 마산 용마고를 1대0으로 꺾고 전국체전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경북고 선발투수 나태환(5이닝 무실점)과 박세진(4이닝 무실점'이상 3학년)은 영봉승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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