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는 세상은 왜 이리 시끄러운 일들의 연속일까. 언제 조용한 날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하나가 잠잠해지면 또 다른 무언가로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조금도 나아질 기미라곤 보이지 않는 살림 여건으로 가뜩이나 살아가기 버거운 요즘인데 마음마저 심란하기가 그지없으니 서민들은 힘이 빠진다.
무고한 젊은 학생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낸 세월호사건으로 안전에 관한 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가에 대한 불안과 실망으로 온 나라가 뒤집힌 게 그리 오래전도 아니다. 또한 듣도 보도 못한 메르스 사태로 온 국민을 감염공포에 떨게 만든 것도 불과 여러 달 전의 일이다.
이번엔 역사교과서 문제로 온 나라가 또다시 시끄럽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그리고 시민사회가 찬반 논쟁으로 끝 모를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역사적 시각으로 획일화된 역사교과서를 만든다는 데에는 결코 찬성할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인 찬반 여부를 떠나 작금의 역사교과서가 우리 국민들의 살림살이에 무슨 큰 해악을 끼쳤는가를 우선적으로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의 역사교과서가 마치 민생의 큰 걸림돌이라도 되는 양 벌집 쑤셔놓은 듯 나라 전체를 시끄럽게 하면서까지 이 혼란을 만들기에 하는 말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개인 삶의 철학만큼 주관적일 수 있다. 명백히 잘못된 역사적 서술은 바로잡으면 될 일이고, 해석의 차이는 충분한 학계토론을 통해 그 자체를 인정하면 끝날 일이다. 당장의 국민들이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기에 나라가 구태여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게 필자만의 생각일까.
사회적 분열의 단초를 제공한 정부, 여당은 이제 와서 슬그머니 한 발짝 물러선 뒤 나와는 상관없는 듯 민생정치 운운하며 국면전환을 서두른다. 하기야 어느 정부든 국민은 늘 자기세력의 통치 이유로 생각할 뿐이니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가 차기에도 똑같은 정부가 아니라면 국정화가 그대로 존속할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이 드는 이유가 괜한 것은 아니리라.
20대 총선이 이제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또 얼마나 많은 허구의 약속들이 판을 칠까 하니 벌써 귀가 먹먹하다. 선거 때는 무슨 말을 하지 못하냐고 당당히(?) 반문하는 역대 대통령도 있을 정도였으니 괜한 걱정은 아닐 터. 그동안 진정성 없는 정치인들의 말 잔치에 놀아날 만큼 놀아났을 법도 한데 선한 국민들은 아직도 자기기만적인 정치인들의 놀음판에서 온전히 벗어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래도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정치라 믿는 어느 한 정치인의 철학을 곧이곧대로 믿지 못하는 시절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민생 타령하는 선량들에게 진짜 묻고 싶다,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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