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초연 40주년…남윤호의 '에쿠우스' 14일 봉산문화회관 두 차례 공연

마구간 소년의 열정 넘은 狂氣 표현 말의 눈 쇠꼬챙이로 찌른 실화 바탕

연극
연극 '에쿠우스'의 알련 역 남윤호. 봉산문화회관 제공

지난 40년간 충격과 감동으로 늘 화제작의 지위를 지켜 온 스테디셀러 연극 '에쿠우스'가 14일(토) 오후 3'7시 단 두 차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무대에 오른다. 1975년 한국 초연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 에쿠우스는 1973년 영국 런던 올드빅극장에서 초연됐다. 말(馬)을 가리키는 에쿠우스는 말들의 눈을 쇠꼬챙이로 찔러 멀게 만든 한 마구간지기 소년의 충격적인 실화가 소재인 작품이다. 연극은 신, 인간, 섹스 등에 대한 현대인의 고민을 드러내고, 현대문명, 기성도덕, 기성세대의 위선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원작 초연 2년 뒤인 1975년 한국에서도 극단 실험극장이 처음 무대에 올려 큰 화제가 됐다.

이후 국내판 에쿠우스는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거쳐가며 대중적으로 회자됐다. 최민식, 조재현, 류덕환 등이 마구간지기 소년 알런 역을 맡아 이름을 알리고 곧장 스타의 길로 들어섰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연극 '페리클레스'와 '정글북'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올해 한국 연극계의 무서운 루키로 떠오른 배우 남윤호가 알런 역을 맡는다. 알런이 왜 말들의 눈을 찔렀는지 파헤치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은 배우 안석환이 자신만의 캐릭터로 흡수해 열연한다.

사실 알런에게 말은 생명이자 종교다. 다이사트는 알런이 부모의 왜곡된 사랑과 사회적 억압 때문에 말에 대해 열정을 넘어 광기를 보이게 됐음을 이해하게 되고, 알런을 동경하기에 이른다. 알런은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비정상이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로 치료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다이사트는 괴로워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욕망이 거세된 사회 속 기성세대가 느끼는 상실과 절망감이 표출된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얘기다. 에쿠우스가 지닌 큰 폭의 동시대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밖에도 알런에게 사랑을 일깨워주려 노력하는 여자 질 메이슨 역에 박서연과 유지은, 알런의 아버지 프랑크 역에 유정기와 서광일이 더블 캐스팅됐다. 또 알런의 어머니 도라 역은 이양숙, 판사 헤스터 역은 차유경이 소화한다. 전석 3만원. 053)661-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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