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제사회는 유엔총회나 G20 정상회의 등과 다자간 외교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과거 특정 국가 간에 이뤄지던 양자외교가 세계화의 추세에 따라 특정 의제에 따라 협력하며 모두의 이익을 찾는 다자외교로 바뀐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는 지구촌 전체가 함께 누릴 이익과 더불어 개별 국가가 해결하기 어려운 기후 변화와 질병, 기아, 전쟁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는 다수 국가의 협력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 다자외교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특정한 진료과에서만 단독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적지 않은 질병들이 다양한 징후와 증상을 나타내고 여러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난치성 질환인 만성통증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다학과적 치료'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교통사고로 발목이 부러진 65세 환자가 찾아왔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후 수술 부위 주변 피부색이 변하고, 붓고 화끈거리는 통증에 시달린다고 했다. 잘 움직이지도 못했고, 쇠약해진 건강에 우울 장애를 가진 상태로 통증클리닉에 왔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진단돼 치료를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이 질환은 모든 만성 신경병증 통증 증후군 중에서도 의사들을 가장 당혹하게 만드는 질환이다. 환자가 특이한 증상과 징후를 보이지만 정작 검사상에는 특이한 점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환자 치료에 있어 핵심은 약물치료와 중재적 통증치료, 심리학적 치료, 물리치료 등이었다. 다학과적 치료의 1차적인 목표는 장기간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병든 부위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데 있다. 통증의학과 의사는 약물치료나 시술 등을 통해 환자의 통증과 증상을 완화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불안 등과 같은 정신적인 동반 질환들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재활의학과 의사는 매일 재활치료를 구성하고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심리치료사들은 환자 스스로 통증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가르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행한다. 모든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으로 밀접하게 움직여야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다학과적인 치료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기간이 수개월에서 수년 또는 그 이상 걸리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난치성 만성통증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치료할 때 반드시 모든 진료과정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충분하고 심도 깊게 논의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는 '다학과적 협진체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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