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범영 상주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동부민요 '대상'·공무원대전 '금상'

10년 독공, 전국대회 휩쓴 '공무원 명창'

김범영(오른쪽) 상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김범영(오른쪽) 상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회 공무원음악대전' 국악 부문에서 금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상주교육지원청 제공

'창(唱)' 좀 한다는 지역의 한 교육 간부 공무원이 전국 무대에 오르자마자 대상과 금상을 연거푸 거머쥐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역 교육계에서 '공무원 명창'으로 소문난 상주교육지원청 김범영(58) 행정지원과장.

김 과장은 지난달 25일 경주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동부민요전국경연대회' 명인'명창부에서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달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회 공무원음악대전' 국악 부문에서도 금상을 수상했다.

첫 출전한 경주대회에서는 전국의 일반인 명창 120여 명과 겨뤄 대상을 차지했고, 공무원음악대전에서는 1'2차 예선을 통과한 본선 21개팀 238명과 기량을 겨뤄 금상을 차지했다. 두 대회 모두 동부민요 '영남들노래'를 열창했는데, 모두 큰 상을 휩쓸어 소문보다 더 센 실력자임을 검증받은 것이다.

김 과장은 "백두대간의 강원'경상도 소리인 동부민요에 매료돼, 10년 전부터 델픽세계무형문화재 동부민요 예능보유자인 박수관 명창으로부터 틈틈이 소리공부를 배웠다"고 밝혔다.

지인들은 "김 과장은 업무가 바쁜데도 불구하고 주말마다 경주 함월산 자락에 있는 동부민요연수원으로 가서 도제식(스승의 보조자 역할을 하며 배우는 방식) 공부를 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소리를 크게 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연습은 항상 늦은 밤 집 근처 뒷산이었다"며 "10년 동안 독공을 하며 내공을 길렀다"고 했다.

그러나 김 과장은 "공직이 우선이고 창은 취미일 뿐"이라며 연습에만 매달렸을 뿐 관련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 등 오랫동안 숨은 실력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지인들만 그의 재능을 알고 있던 터였다.

김 과장의 이번 출전은 "더 가르칠 것이 없다"는 스승 박수관 명창의 적극적인 권유가 배경이 됐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지 않았습니까? 10년간 연습을 하니까 목이 트여 뜻밖의 상을 탄 것 같아요."

김 과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민요의 대중화와 소외계층을 달래주는 소리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와 재능기부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그동안 혼자 노래 부르는 것만 주로 했는데 이번에는 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며 "앞으로 지역 문화행사나 소외계층을 위한 위문 공연 등 불러주는 데가 있으면 기꺼이 찾아가 신나게 창을 불러보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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