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사랑'
동성애 주제를 다룬 황정민 주연의 '로드무비'(2002), 경계성 인격장애 캐릭터를 다룬 김혜수 주연의 '얼굴없는 미녀'(2004) 등 작품마다 파격적인 시도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주목받았던 김인식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영화는 서로 어긋난 사랑으로 인해 파국을 맞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3년 전 아빠가 죽은 후 둘이 살아가던 엄마 자영(한은정)과 딸 유진(공예지)에게 어느 날 동하(조동혁)가 나타난다. 따뜻하고 자상한 동하의 모습에 사랑에 빠진 자영은 지난 상처를 잊고 동하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 한편 일과 사랑을 모두 놓치지 않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엄마 때문에 외롭기만 한 유진은 이런 자신을 애틋하게 대해주는 동하의 모습에서 설렘을 느끼고, 그를 향한 마음이 깊어지는 것 때문에 혼란이 커져간다. 동하와 유진은 서로 외로움을 공유하며 점차 금기된 사랑에 빠져든다. 영화는 인물들이 겪는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공을 들이며, 버려진 자의 아픔을 절절하게 전달한다.
◆'나이트 오브 컵스'
전통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에서 벗어나 추상성의 이미지를 통해서 영화의 주제를 구현하는 연출방식으로 예술영화계의 극찬을 받고 있는 거장 테렌스 맬릭의 신작이다. 그는 통찰력 깊은 스토리와 자연미학을 추구하는 개성적인 영상세계를 구축하여 '영상 철학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트리 오브 라이프'(2011)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이번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타로카드 패의 의미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크리스찬 베일, 나탈리 포트만, 마이클 패스벤더, 라이언 고슬링, 루니 마라 등 화려한 캐스팅을 바탕으로 맬릭 특유의 철학적이고 서정적인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미를 펼친다. 성공한 작가 릭(크리스찬 베일)에게는 막내 빌리의 죽음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아들의 죽음은 릭에게 죄책감을, 또 다른 아들 배리에게는 삶의 끔찍함으로 다가온다. 릭은 이혼한 아내 낸시(케이트 블란쳇)와 연인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에게서 숨 쉴 곳을 찾지만 그녀들 속에서 더 큰 혼란과 마주한다.
◆'세컨드 마더'
남처럼 떨어져 살았던 엄마와 딸이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발(헤지나 카제)은 부유한 가정에서 일하며 그 집 아들을 애지중지 키워 왔지만, 정작 자신의 딸인 제시카와는 떨어져 지내고 있다. 대학 입시를 위해 엄마가 일하는 곳으로 와 13년 만에 함께 살게 된 당차고 자유분방한 딸 제시카(카밀라 마르질라)는 꽉 막힌 엄마와 계속해서 부딪힌다. 발은 타인보다 멀어진 친딸과 딸보다 정성을 쏟으며 길러온 주인집 아들 파빙요 사이에서 혼란을 느낀다. 엄마와 모정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가족드라마이며, 동시에 브라질의 높은 빈부격차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사회드라마이다. 안나 무이라에르트 감독은 20년 전 아이를 가지면서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녀는 육아에 있어 보모 고용을 선호하는 브라질 사회, 그리고 보모들의 자식들도 또 다른 보모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는 브라질 특유의 육아 환경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2015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부문 연기상,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부문 관객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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