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 유통가 "한국판 小황제 모셔라"

1자녀 아낌없는 투자 착안 '에잇포켓키즈' 마케팅 나서…의류 등 전문과 속속 개관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롯데백화점 대구점 9층 키즈전문관을 부모와 찾은 한 어린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롯데백화점 대구점 9층 키즈전문관을 부모와 찾은 한 어린이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지역 유통업계가 '에잇포켓키즈' 모시기에 나섰다. 에잇포켓키즈는 1가구 1자녀가 보편화되면서 온 가족과 친척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자란 한국판 소황제, 부모와 친조부모, 외조부모에 더해 삼촌(외삼촌)과 고모(이모) 등 경제력을 갖춘 8명이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연다는 뜻에서 나왔다.

특히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키즈 모시기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적 상황이 녹록지 않을 때도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매출에서도 키즈 강세는 두드러진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선 최근 3년간 아동복 매출 성장률이 여타 의류 상품군에 비해 평균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복 중에서도 고가로 분류되는 품목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최대 300% 신장률을 보인 상품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가는 키즈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최근 리뉴얼을 통해 9층 키즈전문관을 개관했다. 13일 오픈하는 9층 '프리미엄 키즈전문관'은 모두 30여 개의 유명 유'아동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가격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 펜디키즈부터 대구점 처음으로 입점한 완구 브랜드인 아이큐박스까지 아이가 필요로 하는 상품군을 모두 갖추고 있다.

대구백화점도 키즈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백프라자 5층에는 어린이 전용 인형극 극장인 '레오문화홀'이 마련돼 있을 정도. '레오문화홀'은 어린이 관객의 취향과 편의에 맞춰 설계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최신식 장비들이 조화를 이룬 지역 유일의 어린이 전용 인형극 극장이다.

이마트도 유아MD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키즈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아예 타깃을 조부모에 맞췄다.

이마트 내 대표 유아 MD인 분유와 기저귀 매출은 올해 들어(10월까지) 지난해보다 26%가량 줄어들며 최근 3년 중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이는 반면 아기띠의 등장으로 매출이 폭락하던 포대기가 유아 브랜드 매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부모 가구에 친숙한 유아용품들이 이례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

김태우 이마트 분유 바이어는 "최근 엄마 같은 할머니, 아빠 같은 할아버지를 뜻하는 할마, 할빠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육아시장에 조부모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며 "부모 외에도 아이를 실제적으로 돌보는 가족의 지갑을 열게 하는 쪽으로 유통가 마케팅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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