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험생들 가볼 만한 여행지 10선

영덕 블루로드.
영덕 블루로드.

당장 돈이 넉넉할 리 없는 학생들에게 여행은 크나큰 도전이다. 돈이 많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고,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즐기는 여행도 추억이 될 때가 지금이다. 그래서 경북대 학보사인 '경북대신문' 기자들이 5만원에 갈 수 있는 여행지 10곳을 추천했다. 대학 입시 공부를 하느라 그동안 짬을 내기 힘들었던 수험생들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곳들이다. 수능이 끝난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힐링 여행을 떠나보자.

1. 영덕

블루로드는 강구항에서부터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약 50㎞의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해안길로 A, B, C코스로 나뉘어 있다. 모든 코스가 자연을 만끽하기 좋지만 특히 B코스의 바윗길을 지날 때는 자연과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파도가 만들어 낸 끝없는 바위 절벽의 절경, 하늘과 경계가 모호해지는 동해안의 탁 트인 지평선을 보며 계속해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쐬고 있으면 자연의 경이로움을 사뭇 느끼게 된다.

2. 거제

맑은 물, 푸른 산, 쪽빛 바다. 거제를 표현하는 데 이 세 가지는 필수 요소다. 거제의 대표 관광지인 '해금강'은 거제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으로, 빼어난 자연경관 덕분에 1971년 명승 제2호로 지정됐다. 이런 해금강을 비롯해 탁 트인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일품인 '바람의 언덕'과 '해금강 테마 박물관', 신선이 놀던 자리라 불릴 만큼 경치가 뛰어난 '신선대', 흑진주 해변이라 불리는 '학동 몽돌해변'까지, 그냥 지나가는 길까지 즐거운 거제는 버릴 곳이 하나도 없다.

3. 대구 근대골목과 천주교 성지

여행이라고 거창한 것이 아니다. 지금 살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나의 고장 대구에서 여행을 떠나보자. 1918년에 완공된 성모당에서는 나라 잃은 슬픔을 '성모'라는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던 수많은 구도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마침 근처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했던 장소였던 관덕정도 있다. 또한 제일교회, 계산성당, 청라언덕, 커피명가 등 대구를 상징하는 장소들에서 일상에서 쉽게 지나쳤던 대구를 알아본다.

4. 김천

김천보다 유명한 황악산 직지사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33개의 관음성지 중 하나로 김천에 있는 대표적인 고찰이다. 사찰의 중심인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일주문, 대양문, 금강문, 사천왕문, 만세루 등 많은 관문이 있는데 만세루의 계단을 올라가면 드디어 대웅전과 삼층석탑이 보인다. 또한 경내에 위치한 성보박물관과 비로전 삼층석탑(보물 제607호) 등의 문화재도 볼 수 있다.

5. 이천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리는 설봉공원에서 다양한 도자기를 보며 미적 감각을 키워보자. 전시되어 있거나 판매하고 있는 아름다운 도자기들과 공원을 다채롭게 하는 도자 장식들도 감상할 수 있다. 도자기 타일로 사방이 이루어진 '토야랜드'와 공원 중간 길게 늘어서 있는 거대한 곰방대 가마, 도자기로 만들어진 '도자풍경'들은 오래도록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설봉공원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한길을 따라 쭉 늘어선 50여 개의 공방 속 특색이 다른 도자기를 볼 수 있는 사기막골도예촌은 이천을 미술의 도시로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6. 순천

순천만 갈대밭을 걷다 보면 '용산전망대에서 하늘이 내린 정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라는 푯말이 있다. 군락지 입구에도 용산전망대에 오르지 않고는 순천만을 봤다고 말하지 말라는 식의 다소 도발적인 푯말이 있다. 용산은 갈대군락지 뒤에 위치한 나지막한 산인데, 순천만 일대에 이 정도 높이의 산이 없기 때문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갈대가 기하학적인 원 모양으로 뭉쳐 있어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군락지 사이로 난 수로에는 배가 지나다닌다. 겨울이면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의 군무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비록 쉬지 않고 20여 분간 올라와야 하는 곳이지만, 이곳에 펼쳐진 풍경을 보면 이 정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7. 진주

진주의 진양호 공원은 가히 나들이계의 종합테마파크라고 할 정도로 매우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우선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그 왼쪽에 '우약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우약정은 1974년 진주 출신의 재일교포가 건립하여 진주시에 기증한 것으로 주변에 작은 테이블이 있어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도시락을 먹기에도 좋다. 이 외에도 진양호 공원에는 경남 유일의 동물원인 진양호 동물원, 물문화관, 어린이 교통공원, 진주전통소싸움경기장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매우 많이 있다. 한장소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진양호 공원이 나들이 장소로서 갖는 가장 큰 강점일 것이다.

8. 안동

각종 힐링이 난무하는 요즘 조용한 산기슭 새소리가 들리는 한옥에서 즐기는 휴가만큼 심신을 편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서원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이황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던 장소들이 펼쳐진다. 따로따로 보면 다를 바 없는 한옥들이지만 서원의 은은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설명하기 힘든 존재감을 풍긴다.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관에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그리고 주말에 진행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도 챙겨서 보자. 등장인물 대부분이 무형문화재로 등록돼 있고 탈놀이 자체도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공연 수준이 높고 재미있으므로 하회마을을 방문한다면 꼭 관람하도록 하자.

9. 여주

경기도 여주는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땅이다. 세종릉과 인선왕후릉은 봉긋한 언덕 위에 있는데, 정자각을 관통해 이들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엄숙해진다. 가만히 보기만 해도 경건해지는 왕의 묘란 이런 것일까. 효종릉을 뒤로하고 수라간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면 산책로가 보인다. 바로 세종대왕릉과 직접 연결된 길이다. 두 왕의 재위 기간이 200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떠올리면,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까지 든다.

10. 경주 양동마을

양동마을은 조선시대에 형성돼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두 가문이 약 500여 년간 대를 이어서 현재까지 살고 있는데, 두 성씨가 한마을에 사는 것은 굉장히 드문 유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해, 많은 인물이 났던 것 같다고 한다. 웃고 떠드는 이야기에 마을을 내줄 수 없다고 '1박 2일' 촬영까지 거절한 곳이 양동마을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의 양동마을은 민속촌과 다르게 실제 주민들이 집집마다 살고 있다. 초가집과 기와집이 섞여 있고 마당에는 차가, 빨랫줄엔 수건이 걸려 있는 모습까지 사람의 체취가 배어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정겹다.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져 현재 남아 있는 4개 고택을 위주로 도는 코스를 추천한다. 서백당부터 시작해서 무첨당, 향단, 관가정까지 돌아 나오는 양동마을 핵심 루트는 처음 들어설 때보다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이정아 경북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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