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백악관의 사생활

백악관의 사생활

케이트 앤더슨 브로워 지음/ 이나경 옮김/ 문학사상 펴냄

이 책은 백악관이라는 공간 안의 '대통령의 일상사'와 '미국 역사'라는 두 개의 역사를 현장의 증언을 바탕으로 기록한 흥미진진한 비망록이다. 1800년, 백악관 건축 중에 있었던 황당한 에피소드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백악관의 실내와 구조, 그리고 숨겨진 기밀 공간들이 '대통령의 두 걸음 뒤'에서 일하는 관저 근무자들의 증언을 통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저 근무자들이 대통령 가족을 방해하고 싶지 않을 때 이용하는 '뒤쪽 계단'과 르윈스키 스캔들로 슬픔에 빠진 힐러리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던 수영장, 핵전쟁에 대비한 비상 작전 센터까지 백악관 구석구석에 숨겨진 역사적인 공간들이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기술돼 있다.

힐러리는 르윈스키와 혼외정사를 벌였던 클린턴을 공식적으로는 용서하는 척했지만, 밤에는 그러지 못했다. 르윈스키 스캔들이 최고조였을 때 어느 날 클린턴 부부의 침대에 피가 낭자했는데, 힐러리가 던진 책에 맞은 클린턴의 피였다. 그리고 클린턴은 서너 달 동안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2층 조그만 서재의 소파에서 눈을 붙였다. 케네디 대통령은 영부인 재클린이 자리를 비우면 참모들과 함께 수영장에서 여성들과 누드파티를 즐겼고, 존슨 대통령은 뜨거운 고압력 샤워를 즐겨 화재경보기가 울리기도 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은 아들과 마리화나를 즐겨 피웠고,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취임 축하 파티 후 소울 뮤직의 여왕 메리 J. 블라이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 책에는 또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9'11 테러, 워터게이트 사건 등 미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은 백악관의 역사적 순간들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376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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