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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달콤함 딸기 드세요" 고설 수경재배 수확량 2배

크고 당도 높아 소비자 만족…kg당 3만2천원에 도매 낙찰

수경 고설재배로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는 박기영(왼쪽)
수경 고설재배로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는 박기영(왼쪽)'남을림 씨 부부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와 딸기 생육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영욱 기자

최근 딸기 한 상자를 선물 받은 칠곡군 석적읍 전희수(50) 씨 가족은 싱싱한 딸기의 새콤달콤한 맛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 씨는 포장상자를 통해 생산자가 '약목면 박기영' 씨임을 확인하고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벌써 딸기가 출하된 사실을 알았다. 전 씨는 굵고 달콤한 품질의 딸기에 또 한 번 더 놀랐다.

12일 오후 칠곡군 약목면 박기영(56) 씨 딸기하우스. 박 씨와 아내 남을림(51) 씨는 수확한 딸기 포장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구미청과물도매시장에 납품하는 박 씨는 이날 2㎏ 1상자에 3만2천400원을 받았고, 그 전날은 3만2천원이었다.

포장을 마친 부부는 칠곡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와 허리춤 높이의 딸기 이랑 사이에서 생육상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씨의 딸기하우스는 이랑 높이가 1m 정도고, 정해진 영양액을 공급해 재배하는 수경 고설재배 농장이다.

신 과학농법인 수경 고설재배는 겨울철에도 굵고 싱싱한 고품질의 딸기를 생산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

특히 수경 고설재배한 딸기는 제철의 품질을 훌쩍 뛰어넘는다. 딸기는 고설재배를 하면 토경재배(땅에 심어 재배)한 것에 비해 수확량은 최대 2배 늘고, 열과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크기와 당도도 더 크고 더 높다.

게다가 토경재배는 시작부터 수확까지 거의 엎드리다시피 일을 하는 극한노동인데 반해, 고설재배는 서서 작업을 해 노동의 강도와 투입되는 인력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박 씨도 평소에는 혼자 관리를 하고 수확 때만 아내의 손을 빌리는 정도다. 토경재배를 했던 지난해에는 인부들의 노임이 만만치 않았다.

박 씨는 "고설재배로 지난해보다 생산량도 늘고 가격도 높게 받고 있다. 구미 옥계동의 중매인이 물량 전체를 자기에게 달라고 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고설재배 작목도 예전에는 딸기가 전부였지만, 요즘엔 수경재배 인삼이 조금씩 보급되기 시작했고, 멜론 등에도 적용되는 등 수경 고설재배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고 수경 고설재배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설과채류 전문농가들은 "딸기 고설재배는 초기 투자비용이 3.3㎡당 20만원 정도로 만만치 않다. 또 수경재배이기 때문에 양액관리 문제 등 사양관리가 잘못될 경우, 일시에 농사를 망쳐버릴 수 있는 등 재배과정에 따른 관리가 매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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