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친박'(친박근혜)을 자임하는 청와대 참모 출신과 각료들이 대구경북(TK) 출마 러시를 보이면서 TK 총선판이 일찌감치 달궈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에 이어 최근 또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게 해달라'는 정치권 심판론을 제기한 시점에서 청와대 참모 출신과 각료들이 잇달아 TK 출마 의지를 보이면서 'TK 물갈이론'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기대 국회 입성을 노리는 친박 주자들의 자가발전도 한몫하고 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친박 후보들에 대한 경선 요구와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요구는 배치되는 것 같지만 현역 물갈이는 어느 지역,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선 요구가 높은 것은 물갈이를 하더라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하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은 대구시민 700명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동구·수성구·달서구·달성군 "경선해야" 60% 상회…경선 요구에 대한 의견
대구 시민들은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보았지만,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선호했다. 청와대 참모 출신이나 각료가 TK에 출마하더라도 60.6%가 경선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략공천은 28.1%에 불과했다.
지역에 상관없이 현역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응답이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난 가운데, 특히 달성군(68.6%), 수성구(66.8%), 달서구(65.9%), 동구(64.6%)의 경우 현역 의원들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응답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북구의 경우 현역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응답(45.3%)과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응답(43.4%)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응답은 성별에 상관없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남성(65.4%)이 여성(55.8%)보다 높았다. 경선 요구는 20대 저연령층에서 71.8%로 가장 높았으며, 30대에서는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37.3%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각료·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 '朴心' 33.7%…중·남 ·서구 '무관' 비율 높아
각료나 청와대 참모 출신들이 박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박심'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대구 시민의 33.7%는 박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박심을 빙자하는 것이라는 응답 26.1%, 사실 여부를 떠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22.4%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동구(38.1%), 북구(36.2%), 달서구(33.5%), 달성군(47.8%)에서는 박심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높았으며, 중구(26.7%), 서구(27.9%), 남구(30.3%)에서는 박심과 관계 없이 박심을 빙자한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수성구의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30.3%로 가장 높았다.
박심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남성(40.7%)이 여성(27.0%)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 저연령층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높은 반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박심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는 응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유승민의 동구 '물갈이' 찬 41.6% 반 40.5%…수성·남구 '물갈이 공감' 높아
대구 시민 54.0%는 친박계의 'TK 물갈이론'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박계의 TK 물갈이론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은 54.0%(대체로 공감한다 27.8%, 매우 공감한다 26.2%)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 30.8%(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21.5%, 대체로 공감한다 9.3%)보다 23.2%포인트(p) 더 높았다.
지역에 상관없이 공감한다는 응답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난 가운데 특히 수성구(64.8%), 남구(59.7%)에서 물갈이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최근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과 관련한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된 동구의 경우, 공감한다는 응답(41.6%)과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40.5%)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별, 연령에 상관없이 공감한다는 응답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난 가운데, 남성(64.8%)이 여성(43.5%)보다 공감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저연령층에서 공감한다는 응답이 72.4%로 가장 높아 기성 질서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반면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42.9%로 나타나 연령층에 따른 의견 차를 보였다.
◆"朴 '심판 발언' 여야 모두에 향했다" 53.7%…박심에 대한 시각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 선택받게 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시민들은 여야 국회의원 모두에게 하는 말이라고 본다는 응답이 과반(53.7%)을 넘었다. 이어 여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경고(16.6%),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의 표시(10.3%)로 응답했고, TK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은 6.2%에 그쳤다.
여야 국회의원 모두에게 하는 말이라는 응답은 남성(56.3%)이 여성(51.2%)보다 높았다. 연령에 상관없이 여야 국회의원 모두에게 하는 말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가운데, 특히 40대(62.2%)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저연령층에서는 여당 국회의원에 대한 경고(21.3%),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의 표시(20.8%)로 보는 시각도 비교적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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