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선로를 점검하던 작업자 2명이 운행 중인 KTX 열차에 치여 숨졌다. 13일 오후 1시 6분쯤 대구 동구 효목동 경부선 선로에서 점검작업을 하다 벌어진 일이다. 작업자들은 고모역을 통과해 시속 100㎞ 안팎으로 달리던 서울행 KTX 열차에 치였다. 벌건 대낮에, 시야가 트인 철로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선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2월 9일 공항철도에서는 인천 방면으로 향하던 열차가 선로 위에서 동결 방지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을 들이받아 5명이 숨졌다. 고모역 사고는 2011년 사고와 판박이다. 그러니 지난 사고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셈이다.
2011년 공항철도 사고는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불이행으로 결론났다. 하지만 당시 중상을 입고 살아남은 근로자는 경찰 조사에서 '안전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사고는 작업자의 안전 수칙 불이행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이 얽혀 일어나기 마련이다. 어쩌다 일어난 사고를 작업자들의 안전 수칙 불이행 탓으로만 돌리면 이후 구조적인 안전 대책 마련에 소홀해진다.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될 개연성도 그만큼 커진다. 이번 사고가 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선로 점검 시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은 작업자의 몫이지만 투입하는 인력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코레일의 몫이다. 이번 사고 역시 기관사가 관제실로부터 작업자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아 서행했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이 코레일이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작업자의 안전한 투입시간을 정하고, 작업 시 전방 안전원도 확보해야 하며 열차 운행 정보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해당자에게 통보하는 등 역할도 해야 한다.
코레일이 안전제일주의를 지키고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 풀지 않으면 철도 사고를 막을 수 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코레일은 후진적 사고의 악순환 구조를 과감한 떨쳐 버려야 한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 책임을 작업자들에게만 떠넘기지 말고 안전을 제도화할 수 있는 근본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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