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자체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신체의 여러 부위가 손상을 입게 된다. 특히 가장 영향을 받는 곳이 혈관이다. 혈관이 지나는 곳은 모두 당뇨병 합병증이 올 수 있다. 특히 혈관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거나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으면 생명이 위협받는 주요 장기에 합병증이 주로 생긴다. 당뇨병 합병증은 혈관 크기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으로 구분된다. 가는 혈관이 다치는 망막병증과 신장병 등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등은 생명과 직결된다.
◆미세혈관 합병증과 신경병증
미세혈관 합병증 가운데 흔한 질환은 눈에 나타나는 망막병증이다. 눈으로 들어온 빛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망막에는 미세한 혈관들이 많이 분포한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이 손상되고, 출혈이 생기거나 새로운 혈관들이 자라 시력을 손상시키고 실명을 유발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만큼, 당뇨병 환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망막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이 지속되면 콩팥이 망가진다. 콩팥은 몸 안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하수처리장 역할을 한다. 투석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당뇨병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혈당 및 혈압 조절과 저염식 등을 통해 신장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변에 미량의 단백질이 검출되는 미세단백뇨는 당뇨병 신증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으므로 6개월에 한 번씩 소변 검사를 해야 한다.
혈관과 마찬가지로 신경 또한 몸 전체에 분포한다. 신경도 혈액 공급이 원활해야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 합병증이 생기고, 신경도 손상을 받는다. 주로 발이나 손과 같은 말초 부위에 저림이나 찌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림 등의 통증이 나타나고 감각이 무뎌지기도 한다.
◆생명 위협하는 대혈관 합병증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 등은 큰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들이다. 심장과 뇌에 혈관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혈액 공급이 되지 않아 조직에 큰 손상을 주게 된다. 특히 심장이나 뇌는 몇 분간의 손상만으로도 영구적인 기능장애를 겪거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뇌졸중은 뇌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병한다. 매년 1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20분마다 한 명씩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일단 발병하면 20~30%는 사망하고 30%는 마비 증상을 겪는다. 머리가 묵직하고 이유 없는 두통과 어지러움, 지속적인 이명, 기억력 감퇴, 한쪽 팔'다리 감각이상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면 뇌졸중 전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말초혈관질환은 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져 걷거나 운동할 때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다리에 자주 쥐가 나고, 걷고 난 뒤 통증이 심해진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혈관이 완전히 막혀 발의 피부가 괴사하고, 수술이나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혈관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예방이 우선이고, 혈당 및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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