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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포장법 통일, 전국에 알린 '일등공신' 김점돌 구룡포과메기조합 이사장

21·22일 특산물 축제 개최, "한국인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노력"

김점돌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김점돌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오는 21일과 22일에는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과메기 특산물 축제가 열린다. 포항에서 과메기 이름을 걸고 열리는 유일한 공식 축제이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는 매년 수천 명의 사람이 모일 정도로 인기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이 과메기를 즐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하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과메기는 그리 유명한 음식은 아니었다. 과메기의 대중화는 숱한 포항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그 노력의 중심에 바로 김점돌(62)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있다.

"과메기가 포항 구룡포만의 특산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특산물이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과메기의 고장,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서 나고 자란 김 이사장은 28세 때 잠시 고향을 떠났다. 당시 최고의 수산물가공업체였던 통조림 제조회사 '펭귄'의 부산공장에 취직해 장년 시절의 대부분은 부산에서 보냈다. 그러나 이후 IMF 한파가 불고, 다니던 회사가 쓰러지면서 1999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 이사장은 부산에서 미끼나 사료 등을 사와 구룡포지역 어선에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 값싸고 품질 좋은 미끼를 댄다는 입소문을 타고 사업은 금세 불같이 일어났다. 1년 매출이 수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성공이었다. 김 이사장은 사업에 탄력을 받아 이듬해 과메기용 꽁치 납품일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러나 이것이 김 이사장의 일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당시에는 과메기를 신문지에 둘둘 싸서 팔고는 했죠. 품질에 대한 규격도 없고, 그저 값싼 시장통 음식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음식이 허투루 취급받는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2000년 김 이사장은 생업을 반쯤 내팽개치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모아 과메기생산자연합회를 출범했다. 그러고는 규격상자를 만들어 과메기 포장법부터 통일시켰다. 지금처럼 한 상자에 과메기와 각종 채소, 초장이 함께 들어 있는 포장법이 이때 만들어졌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란 상표명도 김 이사장이 만든 결과물이다. 과메기를 포항의 특산물로 전국에 알린 주인공인 셈이다. 당시 48명으로 시작한 연합회는 나날이 사람들이 불어나 현재는 207개 업체'3천여 명이 가입해 있을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연합회는 지난 2012년에는 포항구룡포과메기사업협동조합으로 발전했고, 2013년 대형 가공공장 및 냉동창고까지 지어 과메기를 1년 내내 생산할 수 있는 기틀까지 마련했다.

"이제 과메기가 많이 알려졌다고 해도 원료 수급 문제 등 아직 아쉬움이 많습니다. 과메기가 지역의 작은 특산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누구나 흔히 즐길 수 있는 식품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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