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야구장 10여발 총성…경찰특공대 완벽 진압

내년 개장 삼성라이온즈파크 소방-경찰-구청 대테러훈련

18일 건립 중인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8일 건립 중인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재난대비 긴급구조 종합훈련'이 실시됐다. 출동한 경찰 특공대원들이 테러범 진압을 위해 경기장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새 야구장에서 테러가 벌어진다면?'

18일 오후 2시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탕탕탕' 하는 10여 발의 총성이 야구장에 울려 퍼졌다. 관중이 소리를 지르며 다급하게 야구장 바깥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대테러 훈련을 위해 야구장에 3명의 테러범이 진입해 총기를 난사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곧바로 119 종합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의 야구장 직원이 테러 신고 전화를 걸었고, 테러 상황을 전달받은 경찰특공대와 군 테러작전대가 현장에 출동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소방과 경찰, 구청 합동으로 대테러훈련이 펼쳐졌다.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열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테러범들이 관람객 3명을 인질로 잡은 상황도 연출됐다. 경찰특공대가 진압작전을 위해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고, 무장한 군인들은 출입구에서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경찰특공대는 최루탄을 던져 주의를 분산시키며 빠르게 테러범 2명을 붙잡았고, 도망치던 나머지 1명은 출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에게 사살되면서 진압 작전은 마무리됐다.

인질들은 무사히 구출됐지만 재난 상황은 계속 이어졌다. 테러범들이 경기장 내부에 유독물질을 살포했고, 미리 설치한 폭탄까지 터진 것이다. 119 화학구조대와 환경청 관계자들이 출동해 유독물질이 황산임을 파악한 뒤 제거 작업을 벌였고, 소방관들은 폭탄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

뒤이어 부상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폭발로 인해 건물 일부가 무너지거나 입구가 차단됐을 경우를 고려해 경기장과 외부를 경사지게 밧줄로 연결해 들것을 이동시키고, 소방관 2명이 밧줄에 몸을 의지한 채 들것을 들고 벽면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점차 커지는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며 훈련을 지켜봤다. 김모(54) 씨는 "프랑스라고 도심 극장 한가운데서 그런 테러가 벌어질 것이라 누가 상상했겠나.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경기장이나 전시장 등은 테러 위험성이 있어 정기적으로 테러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파리 테러로 인해 대테러 훈련이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동시에 경찰, 군인, 소방관 등도 더욱 진지하게 훈련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내년 2월 완공되는 야구장은 3만 명에 달하는 인원을 수용하는 대형 시설인 만큼 테러 등의 재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번에 훈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