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근 2년간 고졸 공무원 27명 배출, 상주공고 83세 교장선생님 열정

남산학원·경희재단 설립 권희태 씨…철저한 분야별 맞춤학습·집중교육

11일 발표된 서울시 공무원 합격생 8명과 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기호 철도전기과 교사, 최원규 진로취업부장, 박천우 학생, 최진규 학생, 권희태 교장, 윤재호 학생, 조어진 학생, 송진욱 교감, 김상섭 토목시스템과 교사, 최진혁 학생, 김원기 학생, 권순현 학생, 최형진 학생. 작은사진은 권희태 교장. 상주공고 제공
11일 발표된 서울시 공무원 합격생 8명과 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기호 철도전기과 교사, 최원규 진로취업부장, 박천우 학생, 최진규 학생, 권희태 교장, 윤재호 학생, 조어진 학생, 송진욱 교감, 김상섭 토목시스템과 교사, 최진혁 학생, 김원기 학생, 권순현 학생, 최형진 학생. 작은사진은 권희태 교장. 상주공고 제공

"상주공고는 내 인생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곳입니다."

올해 83세로 전국 최고령 교장인 상주공고 권희태 교장은 "요즘 60여 년간 교육사업을 해온 보람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고 했다. 상주공고가 3년 연속으로 경북도 내에서 가장 많은 공무원 합격자를 배출하며 '시골학교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주공고는 지난해 공무원 고졸 합격자 8명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는 19명의 합격자를 내는 기염을 토했다. 국가직과 지방직, 교육공무원 등 분야도 다양하다. 3년 연속 공무원 최다 합격 학교가 되면서 '기술직 공무원 특성화 고등학교'라는 명성도 얻게 됐다. 올해는 공무원 외에도 삼성전자와 한국도로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아진USA 등 공기업과 대기업에도 10여 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권 교장은 60여 년간 교육사업에 종사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6'25전쟁 참전용사로 전쟁터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그는 스물다섯 살이던 1957년 교육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일궜다.

고3 학생이 200여 명에 불과한 상주공고의 성공 뒤에는 그의 열정이 숨어 있다. 그는 학교법인 남산학원(상주공고'상주 남산중학교)과 경희교육재단(대구 경상고'경상여고)의 설립자이다. 이런 권 교장이 지난해 7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시골 학교를 대도시 학교처럼 키워보겠다"며 일선 교장으로 뛰어들었다. 일반적으로 재단이사장으로 있으면서 2선에서 학교 운영 방향을 지휘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상주공고의 남다른 진학지도 프로그램도 큰 몫을 했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철저한 분야별 맞춤학습과 집중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은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 해외인턴십, 기능인재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시험 준비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권 교장이 가장 바랐던 건 '기술직 공무원 특성화 고등학교'라는 이름이다. 권 교장은 "기술학교에서 올린 이 같은 성과는 인문계고에서 명문대 합격과 대학에서 고시 합격생을 배출하는 것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권 교장은 "명예나 돈 때문에 혹은 교사들의 군기를 잡으려고 교장을 맡은 것이 아니라는 걸 주변에서 잘 이해해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교육사업이 성공하려면 완벽에 가까울 만큼의 치밀한 계획과 열정이 늘 함께 따라야 한다"면서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공직자인 만큼 인성교육도 지금보다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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