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비자물가 0% 시대…한은 올해 0.7% 전망

1958년 이후 57년 만에 최저치 "담배 가격 인상없었다면 0.0%"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진다. 1958년 이후 57년 만에 최저치다. 다른 나라에서도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경기 침체로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현상으로 소비 위축이 일어나 심각한 불황을 초래한다.

1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기준)은 0.6%로 전망됐다. 교보증권은 물가상승률을 0.7%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7%로 전망했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통계청이 전국 물가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사상 최저 기록이다. 한국은행이 서울지역 소비자물가지수를 집계한 1945∼1964년까지 포함하면 유례없는 풍작으로 쌀값이 떨어져 물가상승률이 -3.6%를 기록한 1958년 이후 57년 만에 가장 낮다. 1965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 미만에 그친 것은 구제금융 위기 여파가 나타났던 1999년(0.8%)이 유일하다. 따라서 올해 16년 만에 0%대를 다시 찍을 것이 확실시된다.

올 들어 10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이지만 사실상 0%에 가깝다. 정부가 4천500원으로 올린 담뱃값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58%포인트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배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면 물가상승률이 0.0%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물가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블룸버그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1∼10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3%에 그쳤다. 같은 기간 유로존은 -0.02%로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일본의 1∼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7%였으며 싱가포르는 올해 10개월 내내 마이너스였다. 이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사실상 디플레이션 위험 단계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는 오를 것이라는 것이 한국은행 등의 전망이다. 하지만 유가 하락 효과가 사라지는 데 따른 것인 만큼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유가 하락 효과 감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1%를 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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