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바일 페이' 직접 해보니… 대구서 꺼냈다간 "당황하셨어요∼?"

'페이코' 광고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아직은 모바일 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슈퍼에서 꺼낼 때가 아닙니다."

신석정 시인은 "이제야 저 숲 너머 하늘에 작은 별이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까"라며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고 시를 썼다. 기자가 대구 시내 여러 상점에서 모바일 페이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려 했을 때, 모바일 페이를 쓸 수 있는 곳은 이제야 저 숲 너머 하늘에 나온 작은 별 하나처럼 드물었다.

기자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대구 시내 백화점, 서점, 커피 전문점, 영화관, 편의점, 대형마트, 화장품 로드숍 등을 찾아 모바일 페이 결제를 시도했다. 기자가 보유한 휴대전화는 아이폰6S이며, 사용한 모바일 페이 애플리케이션은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카카오, 페이코, SSG페이, 그리고 현대카드 애플리케이션 안에 탑재된 앱카드였다. '삼성 페이'는 기자의 휴대전화가 갤럭시S6나 갤럭시노트5가 아닌 관계로 사용하지 못했다.

◆결국 반쪽짜리였던 모바일 페이

맨 처음 찾아간 곳은 대구 시내의 커피전문점. 전국단위 커피 전문점이어서 모바일 페이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뱅크월렛 카카오, 현대카드 앱카드를 들이밀어도 결제가 되지 않았다. 결국 실물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인근 백화점, 화장품 로드숍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페이 사용 안내와 홈페이지에 가맹점이라고 나온 화장품 로드숍 한 곳을 찾아 화장품을 구입한 뒤 카카오페이 바코드를 보여주며 결제를 부탁했다. 하지만 아무리 바코드 스캐너로 바코드를 찍어도, 기자의 휴대전화를 계산기에 갖다대도 결제가 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확인해 본 결과 "카카오페이는 아직 온라인 결제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페이가 사용 가능한 곳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한 편의점에서 점원에게 뱅크월렛 카카오를 제시했더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전국 단위 가맹점을 지니고 있는 편의점과 대구의 학원 2곳만 사용이 가능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한 뒤 생성된 바코드를 점원에게 보여주면 점원이 바코드를 스캐너에 찍어 결제하는 방식인데, 점원은 "이렇게 결제하는 건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또 대형마트 중 홈플러스의 경우 현대카드 앱카드가, 이마트에서는 SSG페이가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했다. 모두 바코드를 화면에 띄워 점원이 바코드 스캐너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생성된 바코드가 떠 있는 2~3분 안에 결제를 마쳐야 하는 과정이 소비자로서는 은근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광고에 나오는 대로 휴대전화를 대면 '샥' 결제되는 일도, 결제하면서 '니나노'를 외칠 일도 현실에는 없었다.

온라인으로 사용할 때는 모바일 페이가 확실히 편리한 점이 있었다. 주말에 '007 스펙터'를 보기 위해 CGV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화 예매를 진행했다. 자리 선택까지 마친 뒤 결제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페이코'를 선택해 결제했다. 아이디는 이미 저장돼 있었고, 비밀번호를 누르면 저장된 신용카드가 나왔고 결제 비밀번호를 누르면 끝이었다. 예전에는 신용카드 번호 전체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생년월일 등등을 모두 입력해야 했다. 적어도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하는 불편함은 없어서 좋았다.

◆"삼성 페이는 가능합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서 가게 점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삼성 페이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앞서 들른 한 화장품 로드숍의 점원은 "삼성 페이는 쓰려고 하는 분이 간혹 있어서 저희들이 사용 방법을 아는데 카카오페이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는 단호하게 "실물카드와 삼성 페이로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해 결국 신용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삼성 페이의 작동 방식이 마그네틱 카드의 정보를 그대로 읽어 보내는 방식이라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계산대 카드리더기에도 충분히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삼성 페이를 써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프라인에서도 편하게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갤럭시 S6엣지를 쓰고 있는 한현주(37) 씨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삼성 페이를 사용해 결제를 한다. 한 씨는 "예전에는 삼성 페이를 쓰려면 점원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했지만 요즘은 휴대전화를 건네면 점원들이 알아서 삼성 페이로 결제를 하더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모바일 페이 프로그램은 20개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이 중 오프라인까지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모바일 페이는 삼성 페이뿐이며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중에는 가맹점 수가 적어 실생활에서 쓰기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아직 모바일 페이 기술이 이제 막 개발되었고, 상용화 과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불편함은 '기술 도입 초기에 있을 수 있는 불편함' 정도로 끝날 수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 결제 이용하려면

※가입 절차

1. 스마트폰에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다.

2. 서비스에 가입한다.(약관 동의, 가입자 정보 입력, 본인 인증 등)

3. 결제 비밀번호를 설정한다.

4. 결제용으로 사용할 신용카드를 등록한다.

※온라인 결제 과정

1. 결제 수단을 선택한다.

2. 결제 카드와 할부 개월을 선택한다.

3. 결제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4. 결제 완료

※오프라인 결제 과정

(접촉식 결제)

1. 스마트폰의 NFC 기능 또는 모바일 페이 프로그램을 켠다.

2. 매장의 NFC 단말기나 (삼성 페이의 경우)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댄다.

3. 결제 완료.

(바코드 결제)

1. 스마트폰의 모바일 페이 프로그램을 연다.

2. 결제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3. 결제할 카드를 선택한 뒤 바코드를 띄운다.

4. 바코드를 매장 점원에게 보여주면 매장 점원은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한다.

5. 결제 완료

※주의 사항: 결제 과정은 각 모바일 페이 시스템에 공통으로 있는 과정만을 나타낸 것입니다. 각 시스템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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