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전'현직 여야 정치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YS를 "둘도 없는 동반자"라고 표현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부터 'YS 키즈'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상도동계 인사들이 상주 역할을 도맡았고, 야당 지도부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새벽에 가장 먼저 빈소로 달려온 조문객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 전 의장은 오전 2시 1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했고 이후에도 빈소를 오가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가 되자 주변에서 "이제 쉬어야죠. 계속 계시면 병난다"고 권유할 정도였다. 김 전 의장은 김영삼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YS와 정치 인생을 함께한 인물이다. 김 전 의장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이다. 정열적이고 건강했던 분이 유명을 달리하다니…"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YS와의 특별한 인연을 묻자 그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5'16 군사쿠데타라든지 여러 가지 행적을 고비마다 물과 피로 이겨낸 정치인이다. (YS와) 참 얽히고설킨 게 많다"고 했다.
YS의 정치적 아들이라 불리는 김무성 대표도 상주 역할을 자처했다. 김 대표는 상도동계 현역 의원 가운데서 가장 먼저 도착했고, 슬리퍼 차림으로 빈소 앞에 서서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김 대표는 "우리 각하 모시던 제자들인데 우리가 다 상주다. 상주 역할 충실히 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고, YS를 '정치적 대부'라고 표현한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빈소를 함께 지켰다.
1993년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입성했던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포항북)은 "YS를 3년 3개월간 모셨다. 옛 조선총독부를 없앨 때 단호한 대통령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제가 4선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정치 길을 열어준 '대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야당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도 앞다퉈 빈소를 찾았다. 문 대표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YS의 정치 철학을 언급하며 "저희가 되새겨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박 시장도 "야당과 민주화 운동의 큰 지도자다. 어려운 시절을 견디며 민주화의 큰길을 개척했던 지도자에게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며 애도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맞불을 김부겸 전 새정치연합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차례로 달려와 조문했다. YS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전 의원은 빈소 앞에서 기자와 만나 "이 어른(YS)을 직접 모실 수 있는 인연은 없었다. 대통령 끝나시고 상도동에 와 계실 때 찾아뵙고 세배도 했는데 늘 재밌게 농담하셨고 '남자 정치인들은 항상 자기 몸가짐을 단정하게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YS는 정치의 불굴성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 황교안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등 정계와 관계 인사들이 대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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