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역농산물 소비하는 지역기업, 지역공동체 살린다

지난 21일, 대구 동구 평광동 마을회관 앞에서 '평광사과 팔아주기 행사'가 열렸다. 앞서 17일 구미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구미사업장 임직원용 사내식당에 쓸 쌀을 구미에서 우선 사기로 하는 '구미쌀 소비 촉진 양해각서'를 관계 기관과 맺었다. 모두 올해 풍작으로 판로 개척에 힘겨운 생산농의 고민을 덜어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취지다.

대구는 동구 일부와 농촌이 많은 달성군 등에서 5만여 농민이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한다. 100년 역사의 평광사과는 높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으로 대구 대표 농산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사과 재배에 적합한 팔공산 자락의 지리 여건과 높은 밤낮 일교차 같은 기후 덕분이다. 매년 120호 농가가 118㏊에서 2천360t의 사과를 생산한다. 올해 생산은 14% 늘었으나 시세는 되레 10~15% 떨어졌다.

이에 대구상공회의소와 대구은행 같은 대구 기업체는 물론 대구시도 소비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지난 2013년 대구혁신도시에 첫 입주한 공기업인 한국감정원도 동참해 이날 모두 1천400박스를 샀다. 또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사내식당에서 구미쌀을 우선 사면 1만5천 종업원의 연간 소비량은 20㎏ 2만4천 포 11억원 상당에 이를 전망이다. 쌀 생산 농가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경북 기업체의 지역농산물 소비 동참은 여러 효과가 있다. 잇따른 농산물 시장 개방 조치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농산물 수입 장벽이 무너지면서 가격 등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우리 농산물의 생산 기반 붕괴를 막을 수 있다. 지금은 식량 무기화 시대다. 농업 붕괴는 곧바로 식량 안보 위기와 직결된다. 아울러 갈수록 심한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역공동체 위기 해소에도 기여한다.

그뿐만 아니다. 지역농산물 소비는 로컬푸드 활동에도 도움된다. 이는 최단거리 수송으로 이산화탄소 감축과 지구온난화 예방, 환경 보호 효과도 덤으로 거둘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기업체의 지역농산물 소비 동참은 지역민과 지역기업의 상생 고리를 선순환적으로 잇는 계기가 된다. 지역사회의 미래를 담보할 지역농산물 소비에 보다 많은 기업체와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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